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4경기에 끝난 6월 30일 국내 인터넷에서 ‘엿 투척’이 화두로 부상했습니다.
이는 '너 땜에 졌어'라는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이날 새벽 귀국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 뜻이다"며 ‘엿’을 던진 게 알려지면서 비롯했습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크게 활약해 지탄 대상에서 이른바 ‘열외’인 손흥민 선수가 “이 엿 먹어야 하나요?”라고 말한 것을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하면서 ‘엿 투척 사태’는 행위의 정당성 논란으로 확산하는 형편입니다.
예컨대 “실망스런 대표팀의 성적에 대한 최소한의 퍼포먼스”라는 시각과 함께 “지나친 행동”이라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일부 축구팬이 이처럼 엿을 던지는 행위를 일컫는 속된 말인 “엿 먹어라”는 관용구입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에 따르면 ‘(속되게) 남을 은근히 골탕 먹이거나 속여 넘길 때에 하는 말’이라고 그 뜻을 풀이합니다.
사전은 고 홍성원 작가가 1970년부터 5년간 ‘세대’지에 연재한 200자 원고지 1만매에 이르는 대하소설 ‘남과 북 (연재 당시 제목은 ’육이오‘)에서 “엿 먹어라 이 새끼야, 죽는 마당에도 군법 회의만 찾을 생각이냐?”를 쓰임새로 거론하네요.
그렇다면 “엿 먹어라”가 왜 (나쁜 표현) “엿먹어라”가 되었을까? 이 말이 탄생한 배경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50년 전 1964년 12월 서울의 중학교 입학 시험에서 출제 잘못으로 발생한 이른바 ‘무즙파동’이라는 실제 사건에서 유래했기 때문입니다.
시험에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수 있는 것은?”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고 답문항으로 ‘1. 디아스타제 2. 꿀 3. 녹말 4. 무즙’이 제시됐습니다. 당시 출제자측은 1번을 답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4.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문제. 때문에 무즙을 정답으로 택해 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의 부모가 들고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당시 무즙으로 만든 엿을 솥 째 들고 나와 “엿 먹어라”라고 외쳤고 이들은 결국 법정 판결을 통해 구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추정컨대 홍성원 작가가 남과 북에서 이 말을 쓴 것은 이 사건을 빗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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