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기자 ] 북한이 4일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자고 우리 정부에 전격 제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평화적 제스처를 보이면서 추후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특별제안’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국방위는 특별제안에서 “남북관계를 전쟁 접경으로 치닫게 하는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단호한 결심을 보여주자”고 했다.
국방위는 다만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남북 간 교류와 접촉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합동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회담 합의에 따른 비방·중상과 심리전의 전면 중지 합의 이행을 위해 ‘민족 대단결의 원칙’에 따라 실제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최근 경색 국면에 있는 남북관계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시안게임과 북·일 간 납북자 관련 교섭을 앞두고 외교적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일정 부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도 우리 정부가 UFG를 취소하라는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향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명분 쌓기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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