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좋은 친구들’ 상냥함이 만들어낸 비극

입력 2014-07-01 07:50  


[최송희 기자] 아이러니하다. 서로가 너무 소중해 더 좋은 이상을 선물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 상냥함이 만들어낸 참극은 돌이킬 수 없는 발자국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더욱 뼈아픈 것은 그들이 ‘친구’기 때문이다.

영화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남자 현태(지성), 인철(주지훈), 민수(이광수)가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현태는 자신의 가족이 죽었음에도 불구,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경찰 때문에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애쓴다.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친구들마저 의심스러워진다.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의 물고 물리는 심리전은 치열하면서도 가슴 아픈 비극을 낳는다.

요컨대 ‘좋은 친구들’은 잘빠진 느와르 영화다. 올해 개봉한 많은 느와르물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색채와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 세 남자가 가진 의리와 그 이면의 감정, 그리고 각자가 가진 사연은 세밀하고 심도 있게 표현되고 있다.

영화 중간, 즉 사건이 시작되는 부분 CCTV를 활용한 카메라 구성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관객들은 마치 이 상황을 지켜보며 현태, 민수와 공범자가 된 듯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심리적 압박감은 영화가 가지는 색채와도 상응하는 부분이 있다.


오프닝 시퀀스를 비롯해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 역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른바 ‘떡밥 회수’가 잘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워크맨에 대한 인철과 민수의 대화나, 지향(장희진)의 청소 습관 등 허투루 흘려보내는 소재 없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던져놓은 것은 죄다 챙겨가는 꼼꼼함을 가지고 있다.

이도윤 감독의 꼼꼼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각 캐릭터가 가진 성격과 그들의 소지품까지 디테일하게 표현되었다는 거다. 허세 부리기 좋아하고 남들보다 더 잘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현태는 아이폰을, 정직하고 우직한 성격의 현태는 2G 폰을 쓴다는 설정까지. 세심한 디테일들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부분이다.

또한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연기 합은 ‘친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좋은 앙상블을 이뤄낸다. 이광수의 수더분하면서도 폭발하는 연기와, 주지훈의 ‘멘붕’ 연기, 지성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표출하는 연기 등 각자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관객들을 압도할 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주지훈의 ‘멘붕’ 연기는 이제껏 그의 연기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다. 여러 번 찾아오는 불안의 순간과 초조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때마다 공감할 만한 기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혼란스럽고, 화도 나면서, 두려운 마음이 드는 모습을 한 컷에 담아냈다는 것은 칭찬하고 싶은 부분.

모든 것이 엇나가는 순간. 관객들은 마지막까지도 서로를 배려했지만, 작게 틀어진 틈새 때문에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쏟아지는 것을 시각적으로 목격하게 된다. 악의 없는 행동으로 인해 모두 죄를 나눠 갖게 되는 ‘좋은 친구들’. 영화 초반 분위기를 이끄는 웃음 코드와, 마지막 현태의 눈물까지 보고 난 뒤 괜스레 죄책감이 든다면 당신 역시 ‘좋은 친구들’이 있다는 것 아닐까. 7월10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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