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불붙은 통화정책…국내 증시, 글로벌 유동성 몰려올까

입력 2014-07-02 11:05  

[ 강지연 기자 ] 국내 증시가 대내외 변수를 번갈아 의식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내 변수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외 변수는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7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경제지표 호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시장은 유동성 장세였다. 미국에 이은 유럽, 일본의 경기 부양책으로 풀린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 투자 지속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증시에서 총 1조9537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한국을 비롯한 대만,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에서 외국인은 7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주간 10억 달러 이상의 순매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해 12월 이후 자산 매입 규모를 월 100억 달러씩 축소하고 있다. 올 4분기 양적완화가 종료돼도 초저금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GDP) 확정치가 예상을 대폭 밑돈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2일 공개 연설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설에서 금리 정책 유지 등 금융책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금리 인상 우려로 시장은 2일 옐런 Fed 의장의 연설에 이목을 집중할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 포워드 가이던스까지 철회한 옐런 의장에게서 매파적인 발언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디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고, 사상 최초로 단기수신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설정했다. 또 4000억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실시키로 했다. 채권 매입과 같은 규모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채권 불태화도 중단한다.

3일 열리는 ECB 7월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존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의 6월 소비자물가 예비치는 전년 대비 0.5% 상승하는데 그쳤다"며 "물가상승률이 9개월 연속 1%를 하회해 ECB의 추가 부양 기대감이 재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부양책은 글로벌 투자자금 확대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반기 발표된 부양책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연결되고 낮아진 금리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선호도를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7월 글로벌 증시는 매크로 이벤트 부재로 수급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좀처럼 오르고 있지 않은 가운데 주요 선진국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비정상적 통화정책'이 시행되는 요즘 확실히 유동성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6월 미 Fed는 자산 버블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견지했고, ECB는 더 적극적인 태도로 금융완화 정책을 써야할 처지임을 고려할 때 유동성 환경은 자산시장 전반에 우호적"이라며 "유동성이 중요해진 게임 규칙을 감안하면 2000선 밑에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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