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대책 다시 짜라] "저출산 지원 정책만으론 효과 미미…이민정책 병행해야"

입력 2014-07-02 21:06  

(3·끝) 둘째 안 낳는 엄마들

선진국 사례 돌아보니



[ 임원기 기자 ]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선 이민정책을 병행해야 합니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안드레 로드리게스 포제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1960년대 이후 40여년간 유럽 40개국의 출산휴가, 수당, 양육지원금 등 모든 종류의 출산장려 지원책을 검토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신종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때 저출산 문제로 속앓이를 했던 스웨덴 프랑스 아일랜드 등의 국가들은 이민으로 유입된 외국인 노동력을 통해 노동력 감소를 상쇄하는 과정을 겪었다”며 “이민자들은 평균적으로 많은 수의 자녀를 낳아 전체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합계출산율 1.4명으로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놓여 있는 독일도 최근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은 2020년께 240만명, 2030년께 1000만명의 노동력 부족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이 문제의 해답을 이민법 개정과 여성 정규직 확대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민정책은 저출산 고령사회의 대안으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아젠다에서 이민 관련 항목은 아예 빠져 있다. 유의정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이민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나 국가적인 정책방향 등도 정해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외국인 비율이 일본 다음으로 낮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8%에 불과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늘어나는 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2006부터 2013년까지 국내 거주 외국인은 연평균 10%씩 증가했다.

물론 적극적인 이민정책의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프랑스 독일 등 이민 선진국들도 뚜렷한 정책적 목표 없이 저숙련 노동자들을 그냥 받아들였다가 큰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며 “지금이라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이민정책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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