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가까워지는 이웃…중국을 다시 본다

입력 2014-07-04 19:39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수천년의 역사에서 한국과 중국은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한민족이 중국 대륙에서 기상을 떨친 적도 많았지만 거대한 나라에 치욕을 당한 사례 역시 적지 않다. 근대사에서도 양국 사이엔 전쟁으로 얼룩진 아픈 역사가 자리한다. ‘가까워지는 이웃’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양국 간의 물적·인적 교류는 놀랄 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6·25전쟁, 탈북자 인권, 북한핵, 서해 분쟁 등에서는 여전히 인식의 괴리가 존재한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1992년 8월24일)를 맺은 지 20년이 넘었다. 곡절 많은 양국이 공식적으로 우호적 관계임을 선언하고 성년을 맞은 셈이다. 새로운 한·중 시대가 열리면서 지난 20여년간 양국 간의 관계는 말 그대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92년 63억달러에 그쳤던 교역액은 2013년 2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20여년 만에 교역액이 4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한때 최대 교역국이었던 미국과의 무역액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양국 방문자도 이 기간에 50배나 늘었다. 중국의 불고기집, 한국의 양고기집에는 양국 손님이 거의 절반씩일 정도다.

K팝, 드라마, 먹거리 등 한류(韓流)가 중국의 젊은 층에서 하나의 문화로 뿌리를 내리고, 한국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가 중국 경제를 상징하는 용어가 된 지 오래다. 현재 협상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양국 관계가 단순히 경제 교역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어갈 파트너로 격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것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더 성숙한 관계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최근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어느 여론조사에서 82%가 ‘통일에 중국이 필요하다’고 응답하면서도 ‘중국 식품을 안 살 것’이라고 한 대답도 81%에 달했다. 이는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에 기대와 불신이 여전히 교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면서도 신뢰가 그리 두텁지 않다는 뜻이다.

중국의 역사 왜곡, 이어도 관할권 주장 등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많다. 하지만 중국은 갈등과 마찰이 있어도 더불어 살아야 할 대한민국의 이웃이다.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4, 5면에서 한·중 양국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와 양국 관계의 의미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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