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여름 식중독 예방법
장마철 세균 득실
고온다습한 때 번식 활발해져…구토·복통 오면 따뜻한 물 마셔야
냉장고 관리 필수
냉동음식은 전자레인지서 해동…육류는 랩으로·생선은 씻어서 냉동
[ 이준혁 기자 ] 여름은 식중독의 계절이다. 특히 장마철인 7월에는 높은 온도와 습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병원성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균은 고온·다습한 날씨를 좋아한다. 세균의 번식을 막는 효과적인 도구는 냉장고다. 하지만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식중독균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세균의 활동력(증식과 성장)을 억제할 뿐이다.
해마다 7~8월 식중독 사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9년부터 5년간 식중독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식중독 사고 249건 중 7~8월에 발생한 것이 204건(85%)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정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도 20%나 됐다. 대부분이 상한 음식이 원인이었다. 박경진 군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여름철 전국 139가구의 냉장고 온도를 30분 간격으로 48~96시간 측정했다. 전체의 23.6%가 냉장실 온도를 5도 이상으로 유지했다. 3.7%는 10도를 넘겼다.
박 교수는 “국제적인 냉장고 냉장실의 권장온도는 5도 이하”라며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 음식물을 보관하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고 말했다. 또 “냉장고 안에 음식을 보관해도 내부 온도가 높으면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번식하면서 냉장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동식품을 해동하기 위해 상온에 음식을 오래 놔두면 식중독균이 증식한다”며 “육류나 어패류를 냉동 보관한 경우 전자레인지나 흐르는 물에서 해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품별로 냉장 보관기간 달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먹다 남은 밥, 과일 생주스, 조리된 생선, 날생선, 다진 고기 등은 냉장 보관기간이 24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개봉한 통조림, 조리된 육류, 수프, 훈제 연어, 삶은 달걀의 최대 냉장 보관기간도 2일, 우유는 4~5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우유·베이컨·햄 등 가공식품의 포장지엔 유통기한과 보관방법이 적혀 있다. 예컨대 2014년 7월9일(냉장)이라고 쓰여 있다면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되 9일까지 소비하라는 의미다. 햄(30일)·베이컨(25일)·진공 포장육(2~3주)·날달걀(2주) 등 냉장 보관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식품도 있다. 그러나 육류·유제품·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냉장 보관기간을 하루 이틀 이내로 단축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단백질은 부패 세균이 가장 좋아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식품별 보관 요령
육류·닭고기·생선은 상하기 쉬운 식품이다. 이런 식품은 냉장고의 가장 찬 곳에 보관하거나 육류저장실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의 핏물은 생선을 빨리 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씻어서 보관하도록 한다.
달걀은 플라스틱포장 상태 그대로 냉장고(도어 포켓)에 두는 것이 좋다. 버터·마가린은 식품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잘 싸서 냉장실에 넣도록 한다. 냉동실에 넣으면 두 달까지 보관할 수 있다. 빵은 냉장·냉동실에 모두 보관 가능하다. 냉장실에 넣으면 부드러움이 없어지지만 냉동실에선 질적인 저하 없이 오래 보관해도 된다.
채소도 냉장실 보관이 원칙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물기가 없어져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뚜껑이 있는 용기·플라스틱 봉지나 냉장고의 야채실에 넣으면 된다. 단 파·오이·시금치·피망 등은 물기 없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신선실은 냉장실에서 온도(-1~1도)가 가장 낮다. 상하기 쉬운 육류·생선, 변질이 쉬운 치즈·버터·햄·소시지 보관에 적당하다. 수분이 많은 채소가 얼지 않도록 하려면 야채실을 이용한다.
냉장실의 도어 포켓은 냉장실에서 온도가 가장 높다. 변질 위험이 작은 계란·잼·케첩·장아찌·마요네즈나 물병·음료를 두기에 알맞다.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밥은 한 끼 분량씩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고, 육류는 표면에 식용유를 발라 랩으로 싼 뒤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배가 뒤틀린 듯 아프다? 식중독 의심
뜨거운 음식을 당장 냉장고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 음식의 열이 냉장고 안에 있는 다른 음식의 온도를 높여 세균 증식을 돕기 때문이다. 냉장고 문을 너무 자주 여는 것도 좋지 않다. 10초간 열었을 때 통상 원래 온도로 되돌아가는 데 10분이 걸린다.
냉장고 문에 새는 곳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지폐 한 장을 문에 끼워 닫은 뒤 잡아당겼을 때 쉽게 열리면 문의 개스킷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둔 식품과 식품 사이는 적당히 띄워 찬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한다.
안아름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중독 발생 여부는 섭취한 식품에 서식하는 세균의 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냉장고 온도는 항상 적정선 아래로 유지하고 더운 음식을 그대로 냉장고에 두는 등 내부 온도를 높이는 습관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 교수는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설사·복통 등에 시달리게 되고 배 전체가 뒤틀리는 듯 아프다”며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서둘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움말=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안아름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경진 군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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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때 번식 활발해져…구토·복통 오면 따뜻한 물 마셔야
냉장고 관리 필수
냉동음식은 전자레인지서 해동…육류는 랩으로·생선은 씻어서 냉동
[ 이준혁 기자 ] 여름은 식중독의 계절이다. 특히 장마철인 7월에는 높은 온도와 습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병원성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균은 고온·다습한 날씨를 좋아한다. 세균의 번식을 막는 효과적인 도구는 냉장고다. 하지만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식중독균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세균의 활동력(증식과 성장)을 억제할 뿐이다.
해마다 7~8월 식중독 사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9년부터 5년간 식중독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식중독 사고 249건 중 7~8월에 발생한 것이 204건(85%)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정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도 20%나 됐다. 대부분이 상한 음식이 원인이었다. 박경진 군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여름철 전국 139가구의 냉장고 온도를 30분 간격으로 48~96시간 측정했다. 전체의 23.6%가 냉장실 온도를 5도 이상으로 유지했다. 3.7%는 10도를 넘겼다.
박 교수는 “국제적인 냉장고 냉장실의 권장온도는 5도 이하”라며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 음식물을 보관하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고 말했다. 또 “냉장고 안에 음식을 보관해도 내부 온도가 높으면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번식하면서 냉장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동식품을 해동하기 위해 상온에 음식을 오래 놔두면 식중독균이 증식한다”며 “육류나 어패류를 냉동 보관한 경우 전자레인지나 흐르는 물에서 해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품별로 냉장 보관기간 달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먹다 남은 밥, 과일 생주스, 조리된 생선, 날생선, 다진 고기 등은 냉장 보관기간이 24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개봉한 통조림, 조리된 육류, 수프, 훈제 연어, 삶은 달걀의 최대 냉장 보관기간도 2일, 우유는 4~5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우유·베이컨·햄 등 가공식품의 포장지엔 유통기한과 보관방법이 적혀 있다. 예컨대 2014년 7월9일(냉장)이라고 쓰여 있다면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되 9일까지 소비하라는 의미다. 햄(30일)·베이컨(25일)·진공 포장육(2~3주)·날달걀(2주) 등 냉장 보관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식품도 있다. 그러나 육류·유제품·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냉장 보관기간을 하루 이틀 이내로 단축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단백질은 부패 세균이 가장 좋아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식품별 보관 요령
육류·닭고기·생선은 상하기 쉬운 식품이다. 이런 식품은 냉장고의 가장 찬 곳에 보관하거나 육류저장실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의 핏물은 생선을 빨리 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씻어서 보관하도록 한다.
달걀은 플라스틱포장 상태 그대로 냉장고(도어 포켓)에 두는 것이 좋다. 버터·마가린은 식품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잘 싸서 냉장실에 넣도록 한다. 냉동실에 넣으면 두 달까지 보관할 수 있다. 빵은 냉장·냉동실에 모두 보관 가능하다. 냉장실에 넣으면 부드러움이 없어지지만 냉동실에선 질적인 저하 없이 오래 보관해도 된다.
채소도 냉장실 보관이 원칙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물기가 없어져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뚜껑이 있는 용기·플라스틱 봉지나 냉장고의 야채실에 넣으면 된다. 단 파·오이·시금치·피망 등은 물기 없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신선실은 냉장실에서 온도(-1~1도)가 가장 낮다. 상하기 쉬운 육류·생선, 변질이 쉬운 치즈·버터·햄·소시지 보관에 적당하다. 수분이 많은 채소가 얼지 않도록 하려면 야채실을 이용한다.
냉장실의 도어 포켓은 냉장실에서 온도가 가장 높다. 변질 위험이 작은 계란·잼·케첩·장아찌·마요네즈나 물병·음료를 두기에 알맞다.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밥은 한 끼 분량씩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고, 육류는 표면에 식용유를 발라 랩으로 싼 뒤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배가 뒤틀린 듯 아프다? 식중독 의심
뜨거운 음식을 당장 냉장고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 음식의 열이 냉장고 안에 있는 다른 음식의 온도를 높여 세균 증식을 돕기 때문이다. 냉장고 문을 너무 자주 여는 것도 좋지 않다. 10초간 열었을 때 통상 원래 온도로 되돌아가는 데 10분이 걸린다.
냉장고 문에 새는 곳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지폐 한 장을 문에 끼워 닫은 뒤 잡아당겼을 때 쉽게 열리면 문의 개스킷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둔 식품과 식품 사이는 적당히 띄워 찬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한다.
안아름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중독 발생 여부는 섭취한 식품에 서식하는 세균의 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냉장고 온도는 항상 적정선 아래로 유지하고 더운 음식을 그대로 냉장고에 두는 등 내부 온도를 높이는 습관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 교수는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설사·복통 등에 시달리게 되고 배 전체가 뒤틀리는 듯 아프다”며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서둘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움말=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안아름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경진 군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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