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가 직접 ‘여론전’의 전면에 섰다. 집단적 자위권 관련 법 개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담당 장관직을 신설하고 법안 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6일자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그레이존(회색지대·자위대와 경찰 출동의 경계 지역)에서 집단적 자위권까지 전체 그림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엄청난 작업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그레이존 관련 법 개정은 올가을 임시국회, 집단적 자위권은 내년 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는데 시점을 늦춰 일괄 처리하는 쪽으로 바꾼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어 “상당히 큰 법 개정이므로 안보에 정통한 담당 각료를 두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 법 개정에 시간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아베 정부 지지율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각의 결정 후 친아베 성향의 요미우리신문 여론 조사에서조차 40%대로 떨어지는 등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의 일본인 납치인 재조사와 관련,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카드는 언제든 제재를 가하는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근거한 제재는 일절 해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 방문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지율 회복을 위한 조기 방북설을 일단 부인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달 하순 국가안전보장회의 각료회의를 열어 요격 미사일 고성능 센서의 미국 수출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4월 아베 정부가 무기 수출을 허용한 뒤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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