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 딱정벌레·공작새가 女子와 만났을 때…럭셔리 주얼리…프랑스 명품 '부쉐론'

입력 2014-07-07 07:01  

김선주 기자의 럭셔리 인사이드


[ 김선주 기자 ] 프랑스 파리의 방돔 광장은 1702년 루이 14세의 명으로 만들어졌다. 건축 당시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세워졌지만 프랑스 혁명으로 파괴됐다. 지금은 나폴레옹이 아우스터리츠전투의 승리를 기념해 로마의 트라야누스 기념탑을 본떠 세운 기념탑이 있다. 주변에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커튼을 치듯 둘러싸고 있는 팔각형 모양이다.

부쉐론은 이 팔각형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프랑스의 명품 주얼리 브랜드다. 1858년 프레데릭 부쉐론이 설립했다. 요르단 이란 이집트 왕실은 물론 록펠러 가문 등 미국의 부호들이 단골 고객이었다. 꽃 나뭇가지 오솔길 카멜레온 부엉이 개구리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선명한 색상의 보석을 섬세하게 가공해 동식물의 부드러운 곡선을 형상화했다. 시인 겸 극작가 장 콕토, 소설가 헤밍웨이와 프랑소와즈 사강 등 세계적인 문호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작품도 선보여왔다.

부쉐론이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리젠시룸에서 선보인 ‘오뗄 드 라 뤼미에르’는 부쉐론의 기술력이 응집된 하이주얼리 컬렉션이다. 햇빛 달빛은 물론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털의 빛을 재현했다. 솔레이 라디앙, 팡 드 륀느, 카스카드 드 디아망, 알로 델릴라, 구뜨 드 루미에르, 레 메사제 셀레스트, 플레르 뒤 주르 등 세부 라인으로 나뉘는 컬렉션이다.


가장 돋보인 라인은 ‘레 메사제 셀레스트(천상의 메신저)’였다. 곤충을 형상화한 반지, 목걸이, 귀걸이, 브로치, 팔찌형 손목시계 등으로 구성했다.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프랑소와즈 사강이 ‘메신저’라고 부르며 수집했던 곤충 컬렉션에서 이름을 따왔다.




시카다 링(9000만원)은 날개를 편 매미를 연상시키는 반지다. 숙련된 보석 세공사들이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록크리스털, 화이트골드로 만들었다. 딱정벌레를 본뜬 캐프리 링(2억원), 캐프리 워치 브레이슬릿(4억원)도 이 라인에서 눈에 띈 제품이었다.

‘팡 드 륀느(달의 공작새)’는 공작새의 화려한 날갯짓을 표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인이다. 다이아몬드, 록크리스털, 아쿠아마린, 운석으로 만들었다. 공작새는 중국에서는 번영과 평화, 인도에서는 다산을 상징한다. 재생과 불멸의 상징이기도 하다. 팬던트 귀걸이(4억원), 브로치(1억원) 등 제품으로 구성했다. 공작새의 깃털을 형상화한 브로치는 청량감 있는 색상이 매혹적인 제품이다.

‘알로 델릴라(델릴라의 후광)’는 몰거나이트, 다이아몬드, 화이트골드, 핑크골드로 만들어진 라인이다. 살구빛을 연상케 하는 온화한 색상과 섬세한 세공으로 여성미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목걸이(5억원), 반지(1억원), 귀걸이(2억원) 등 제품으로 구성했다.

‘구뜨 드 루미에르(빛의 물방울)’는 창립자인 프레데릭 부쉐론의 아내 가브리엘 부쉐론에게서 영감을 받은 라인이다. 록크리스털을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화이트골드로 장식했다. 영롱하게 빛나지만 빛의 반사 정도를 오묘하게 조절해 착용 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제품이다. 목걸이(2억원), 귀걸이(9000만원) 등으로 구성했다.

‘카스카드 드 디아망(다이아몬드 폭포)’은 샴페인 잔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인이다. 다이아몬드, 화이트골드로 만든 귀걸이(1억원), 반지(1억원)가 눈에 띈다. ‘솔레이 라디앙(빛나는 태양)’은 태양왕 루이 14세에게서 영감을 받은 라인이다.

‘플레르 뒤 주르(태양의 꽃)’는 팬지꽃을 형상화했다. 다이아몬드, 화이트골드로 만든 목걸이(3억원), 그레이 마더 오브 펄, 다이아몬드로 만든 반지(1억원), 같은 소재로 만든 귀걸이(1억원) 등이 있다. 오뗄 드 라 뤼미에르 컬렉션의 모든 제품은 세계적으로 한 개씩만 제작됐다.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순회 전시를 한 뒤 고객이 주문하면 추가 제작할 예정이다. 부쉐론은 글로벌 명품기업 케어링그룹 산하에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전성시대

명품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creative director)는 축구단으로 치면 감독입니다. 개별 선수만 보는 게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 비슷하죠. CD는 단순히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이미지를 제어하고 방향을 설정합니다. 명품 브랜드의 부침이 심한 요즘엔 CD의 영향력이 절대적입니다. ‘스타 CD’ 한 명이 다 죽어가던 브랜드를 살리기도 하고 잘나가던 브랜드를 곤두박질치게도 합니다.

글로벌 명품 기업은 이 같은 ‘CD 파워’를 영리하게 활용합니다. LVMH그룹은 루이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 셀린느의 피비 파일로, 로에베의 J W 앤더슨,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겐조의 움베르트 레온과 캐롤 림 등 스타 CD를 싹쓸이했습니다.

지방시에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한 티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밤비 스웨트 셔츠 등을 ‘완판’시켰죠. 파일로는 가는 브랜드마다 잭팟을 터트립니다. 유서 깊지만 ‘핫’하진 않았던 명품 브랜드 전문 구원투수랄까요. 끌로에에 이어 셀린느를 트렌드의 중심으로 만드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레온과 림이란 젊은 피를 수혈한 겐조도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어요. 케어링그룹의 CD 면면도 화려합니다. 에디 슬리먼과 알렉산더 왕을 최근 몇 년 사이 생 로랑 파리와 발렌시아가의 CD로 각각 영입했죠.

압권은 슬리먼입니다. 50여년 역사의 입생로랑 간판을 ‘생 로랑 파리’로 바꿔버렸거든요. 디올 옴므 CD 시절 남성복에 ‘스키니’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생 로랑 파리를 한층 젊고 날렵하게 변모시켰습니다. 한물간 브랜드에서 패션계의 얼리어답터들이 제 발로 찾아와 입는 브랜드로 바꾼 거죠. 배우 강동원, 가수 지드래곤(GD) 등 뭐만 입었다 하면 동료 연예인들이 따라 입는 패셔니스타 중의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입습니다. 협찬 받는 게 아니라 매장에 가서 직접 돈을 내고 사 입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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