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바닥 모를 조선주…실적시즌에 또 발목?

입력 2014-07-07 11:37  

[ 김다운 기자 ] 조선주 주가가 바닥권에서 또 하락하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1분기 때의 '어닝쇼크'가 재현될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7일 오전 11시25분 현재 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3500원(1.96%) 떨어진 17만55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장중에는 17만4500원까지 하락해 52주만에 최저치를 다시 썼다.

삼성중공업도 650원(2.37%) 하락한 2만6800원으로 지난 5월 기록한 신저가 2만6400원에 바짝 다가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4.30%, 한진중공업은 3.05%, 현대미포조선은 2.33% 떨어지는 등 대부분의 조선주들이 급락중이다.

올 상반기 내내 조선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코스피 대비 조선업종 주가는 24.4% 하락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주 약세는 수주 급감, 발주량 감소, 선가 하락, 해양 및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 발주 지연, 환율 하락에 의한 2분기 실적 리스크 부각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부진도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 빅3의 상반기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수주액은 141억 달러로 전년 274억 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하순 꼐로 예정된 조선주들의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1분기의 '쇼크 사태'가 재현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크다.

지난 1분기 삼성중공업을 필두로 주요 조선주들이 적자전환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조선주 투자심리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2분기 실적 분위기도 밝지는 않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요 5개 조선사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1.1% 감소한 208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산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중공업의 수익성 급감과 현대미포조선의 적자지속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조선주에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아 주가가 상승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조선주 주가가 바닥 수준에 와 있어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도 생각해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상반기 주가 조정으로 12개월 예상 주당순자산비율(PBR)은 현대중공업이 0.7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0.9배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는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구간을 제외하면 2005년 이후 최저 수준.

정동익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주의 중장기 업황이 반등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선사들의 구조조정과 선진국 경기회복 및 초대형선 수요증가 등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상선시장은 수요가 공급능력을 상회하는 시장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의 주가하락으로 리스크는 감소했고 업황회복 속도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만 버린다면 중장기 관점에서는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 저가 수주 선박 투입비중 증가로 실적 악화 지속되고 있으나 이는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조선소들의 신규 수주 부진으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상반기 충분한 주가 조정으로 수주 회복 시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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