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종 기자 ]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통신 감청에 한국 정부가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일간 인포메이션은 6월19일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한국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이 문서에 따르면 세계 33개국 정부가 NSA의 자국민 감시를 도왔다. 이 33개국은 기존에 알려진 NSA의 긴밀한 협력국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는 다른 범주의 느슨한 협력국이다. 이들 정부는 ‘RAMPART-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NSA가 해당 국가의 광케이블 기간망에 감청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신 수집된 자국 국민의 정보를 공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기간망을 감청할 경우 전화 통화는 물론 이메일, 모바일 메신저, 인터넷 채팅 등을 도청할 수 있다.
공개된 문서에 33개국의 구체적인 명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포메이션과 공조 취재한 영국의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는 글렌 그린왈드의 저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에 등장하는 33개 NSA 협력국을 지목했다. 이 명단에는 일본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과 함께 한국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NSA의 정보수집 국가에 한국이 포함됐을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 만약 정부가 NSA의 한국 감시를 돕고도 이 같은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드러난다면 파장이 예상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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