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금융 경계선'…복합점포 바람

입력 2014-07-07 21:29  

한 점포서 은행·증권·보험 등 영업
신한·하나 이어 삼성 금융사도 합류



[ 박한신/이지훈 기자 ]
금융그룹 사이에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종 간 칸막이 허물기가 한창이다. 금융그룹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소비자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다퉈 복합점포를 내고 있다.

법적 제한으로 금융업계 간 칸막이를 완전히 허물기는 힘들지만, 계열사 간 연계영업을 통해 칸막이를 허무는 효과를 낸다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복합점포는 필수”

하나은행은 이달 중 기존 프라이빗 뱅킹(PB)센터인 강남PB센터, 이촌동·대치동·서현역 골드클럽을 PB 기능과 투자은행(IB) 부문을 결합한 ‘PIB복합금융점포’로 바꾸고 공동개점식을 열 계획이다.

복합점포에는 하나은행 직원과 하나대투증권 직원이 함께 근무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은행 업무와 증권사 업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5월 하나금융의 신성장동력으로 PIB 전략을 내걸고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에 강남WM센터, 압구정PB센터 등 세 곳을 복합금융점포로 개편했다. 앞으로 숫자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말부터 지난 4월까지 기존 25개 은행 PB센터를 신한금융투자 점포와 결합한 ‘PWM(PB+WM)센터’로 전환했다. PWM센터에서 관리하는 자산은 지난 2년간 3조4000억원 늘었다.

다른 금융지주사도 복합점포나 복합영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을 인수하기로 한 KB금융지주는 금융권 최대 규모의 은행 점포망을 이용한 계열사 간 복합영업을 구상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농협금융도 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증권영업의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미래에셋도 복합영업

보험 증권 등 2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그룹은 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그룹 금융계열사 상품 공동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소속 설계사가 삼성화재와 카드, 증권 상품까지 동시에 판매하는 복합영업지점을 서울 역삼동과 수원 등 5곳으로 확대했다. 삼성화재도 같은 성격의 점포를 서울 강남·종로 등 4곳으로 늘렸다. 삼성 측은 타당성 평가를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복합영업지점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복합영업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설계사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한 설계사가 보험과 증권 등 종합적인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증권과 보험사 간 임원 교차 인사도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복합점포를 통한 복합영업을 강조하는 것은 다양해진 소비자의 욕구를 ‘원스톱’으로 충족하고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칸막이가 쳐진 금융서비스로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며 “이에 대응해야만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력도 극대화된다. 예컨대 삼성카드의 카드모집인은 3000명 수준이지만 삼성생명(3만5000명)과 삼성화재(2만5000명)의 설계사는 6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함께 복합 영업에 나서면 삼성카드로서는 현재의 20배 수준의 영업인력을 갖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한신/이지훈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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