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동국제강…고급철강으로 불황 타파…"브라질 제철소로 재도약 준비 끝"

입력 2014-07-07 23:16  

남윤영 사장 새 비전 제시

20년 프로젝트 내년 결실
年 1000억 수익성 개선
글로벌 경쟁력 확보 자신



[ 이상은 기자 ] “내년 말부터 브라질 고로 제철소가 가동되면 연 1000억원 이상 수익성이 개선될 것입니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사진)은 7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충남 당진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브라질 제철소는 동국제강이 20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고품질 저비용’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만큼 동국제강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 1000억원 이상 원가 절감

동국제강은 1993년부터 땅값·에너지 비용이 적게 들고 환경 규제가 덜한 해외에 고로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동국제강의 주력제품은 두께가 6㎜ 이상으로 선박 등에 쓰이는 후판인데, 원료와 완제품의 가격 변동이 심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인 브라질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2001년 장세주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다. 남 사장은 “브라질이 설비 도입시 세금을 면제하고 허가 문제를 일괄 해결해줬을 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비용 중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등 여러 혜택을 줬다”고 소개했다.


총 49억달러를 투자하는 브라질 제철소는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 발레(50%)와 동국제강(30%), 포스코(20%)가 각각 지분을 투자(합작사명 CSP)한다. 2011년 착공해 지난 6월 말까지 연 300만t을 생산하기 위한 1단계 공정의 60%를 마무리했다. 연산 600만t 규모인 2단계 공장 건설도 내년 하반기부터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차별화된 고급 철강 만들 것”

이 제철소는 동국제강의 제품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남 사장은 기대했다. 그는 “발레가 좋은 철광석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로 약속했고, 보통 철강이 아니라 고품질 슬래브(철판을 만들기 위한 반제품)를 만들어 한국에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300만t의 생산량 중 160만t이 동국제강 몫으로 할당돼 있다. 이 슬래브로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인 후판(두께가 6㎜ 이상인 철판)을 만들면 중국산 등과 차별화되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세계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동국제강이 추가로 철강 공급을 늘리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남 사장은 “세계적으론 공급과잉 상태라 해도 국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곳이 있다”며 “대표적인 곳이 브라질”이라고 반박했다. 또 공장이 브라질 동북쪽에 위치해 유럽 및 미국 동부지역과 가까운 만큼 수요처 확보에도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산 불량 철강과 ‘전쟁’

동국제강은 최근 현대제철과 함께 중국산 H형강 제조사들을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남 사장은 “중국산 불량 철강들이 ‘규격품’ 딱지를 달고 국내에 무작위로 유통되는 것도 문제”라며 “정상 제품보다 25% 이상 철근이 덜 들어간 제품들을 마구 유통하는 국내 수입업체들과 이를 공급하는 중국 3개 철강사도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니온스틸의 2대 주주(9.8%)인 포스코가 추가 지분 매입을 검토한 것과 관련해 “포스코 내부 아이디어였을 뿐 포스코에서 연락이 오거나 우리가 검토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 이르고, 연말까지 운용 자금도 다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에 돌아오는 회사채 3000억원은 보유 자금으로 전액 상환하고, 장기자금은 차환할 계획”이라며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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