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기쿠치 사장, 밥말리 음악에 럼주 즐기다 서울서 걷기 마니아 변신

입력 2014-07-08 21:44   수정 2014-07-09 03:46

나의 힐링 비법은 -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사장
북한산 둘레길 느리게 걷다보면 '비움의 힐링' 깨달아

길에서 찾은 맛집은 덤
한국사람들 삶 엿보며 사업 기회 찾아



[ 강현우 기자 ]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사장은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흑인 음악인 레게 마니아다. 대표적인 레게 음악가 밥 말리의 생가를 찾아 자메이카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을 정도다. 그는 “밥 말리의 음악을 들으면 럼주(레게와 함께 즐기는 자메이카 술)를 마시지 않아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그런 기쿠치 사장에게 요즘 새로운 힐링 비법이 생겼다. 두세 시간 느긋하게 걷는 것이다. 작년 7월 부임한 그는 업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가을부터 아내와 함께 주말마다 서울 곳곳을 걷고 있다. 남산과 북한산 둘레길, 서울 성곽 코스는 거의 다 정복했다. 최근에는 수원성 성곽도 한 바퀴 돌았다.

이태원이나 홍대앞 같이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도 자주 찾는다. 왕복 2~3시간 정도 잡고 느긋하게 산책한다. 기쿠치 사장은 “가장 좋았던 코스는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운 비원(창덕궁 후원)이었다”고 말했다.

걷기를 통해 얻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마음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비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주말에 아내와 손잡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재충전이 된다”고 전했다.

거리에서 한국 사람들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느긋한 걷기를 통해 얻는 또 다른 소득이다.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맛집을 발견하는 것은 덤이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시청 근처를 걷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기다리고 있는 콩국수 집을 발견했다.

기쿠치 사장은 “인터넷에서 한국어로 맛집을 검색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걷다가 발견하는 맛집은 ‘진짜 맛집’이라는 믿음이 간다”며 “무교동의 북어국 집도 걷다가 발견해 이제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최근에는 서울 시내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팥빙수 집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맛의 팥빙수가 있을 줄이야!”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한다.

기쿠치 사장은 “한국의 길은 어떤 모습인지, 어떤 맛집에 사람들이 모이는지 보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을 통해 한국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를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고 말했다.

걷다 보면 문득 사업 아이디어도 떠오르곤 한다. 가족을 위해, 커플을 위해 닛산의 어떤 차를 소개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기쿠치 사장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서울 역삼동 사무실 근처 도로에 고급 세단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고, 그 차들이 온통 흰색과 검은색, 은색 등 무채색이어서 또 놀랐다”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는 한국의 다채로운 거리와 음식처럼 다양한 종류와 색상의 차량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닛산이 올 상반기에 2004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을 보면, 기쿠치 사장이 걸으면서 떠올린 구상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 다른 일본 브랜드들의 판매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과 달리 닛산은 49%,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213%나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주크와 인피니티의 세단 Q50 등 새로 들여온 모델들이 선전했다.

기쿠치 사장은 앞으로 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 말 각각 12개와 10개인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올해 말까지 18개와 14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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