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카니발, 한달 반 만에 1만7000대 '돌풍'

입력 2014-07-09 22:30  

2세대 판매 속도보다 4배 빨라…가속 때 승용차처럼 조용


[ 박수진/정인설 기자 ]
“올 뉴 카니발이 한 달 반 만에 1만7000대 넘게 팔렸다. 미니밴으로는 유례없는 기록이다.”

김창식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9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신형 카니발이 패밀리 미니밴으로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의 말대로 올 뉴 카니발의 판매 속도는 기대 이상이다.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한 지난 5월22일만 해도 월 4000대 판매한다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1개월여 만에 4개월 목표치 이상을 팔았다. 직전 모델인 2세대 카니발이 2005년 처음 나올 때 7개월 만에 세운 기록(1만7000대 판매)을 1개월 반 만에 돌파했다. 판매속도가 네 배 이상 빠르다.

현재 올 뉴 카니발 월 생산량은 5000대 정도다. 지금 신청을 해도 9월 말이나 10월 초께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인도시기를 최대한 당기기 위해 소하리2공장에서 프라이드 생산을 중단하고 이번 달부터 그 물량만큼 카니발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공의 비결은 뭘까. 김 부사장은 “올 뉴 카니발의 실내 공간과 편의사양에 대한 반응이 좋고 디자인이 고급스러우며 좌석이 세단 같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이원리조트에서 동강 일대까지 왕복 115㎞ 구간을 올 뉴 카니발로 달려보니 미니밴이라기보다는 승용차 같았다. 가속 시 디젤차의 단점인 소음과 떨림을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였다. 전면 패널을 제네시스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고 뒷좌석을 슬라이딩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띄었다.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을 만드는 데 2010년부터 꼬박 52개월을 투자했다. 개발비로만 3500억원을 썼다.

기아차가 이 차량에 공을 들인 건 카니발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카니발은 1998년 기아차가 만든 국내 최초의 미니밴이자 1997년 후반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차의 든든한 수익원이었다. 1세대 모델부터 2세대 모델까지 국내외에서 146만대 팔렸다.

1998년 말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가 가장 먼저 한 작업도 카니발을 분석한 일이다. 당시 카니발의 경쟁 모델이었던 현대 트라제가 죽을 쑤는 동안 카니발은 승승장구한 비결이 궁금해서였다. 현대차는 대형 세단에 들어간 디젤 엔진을 트라제에 썼지만 기아차는 승합차용 디젤 엔진을 카니발에 적용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용차 엔진을 미니밴에 맞게 개조해 생산비용과 판매단가를 동시에 낮춘 게 카니발의 롱런 배경이었던 것이다.

2005년 2세대 카니발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엔진으로 갈아탄 뒤에도 베스트셀링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에선 끄는 힘(토크)과 치고 나가는 힘(출력) 모두를 개선하고 연비도 L당 11.5㎞로 이전보다 5.5%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성능이 좋아진 만큼 카니발 돌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9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모델인 데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캠핑 열풍도 식지 않아 올해 목표한 4만대 이상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은 9인승 2990만~3640만원, 11인승 2700만~3590만원.

정선=박수진/정인설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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