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출제조업체, 환율하락에 피해 속출

입력 2014-07-10 13:48  

부산지역 수출제조업체들의 환율 하락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조성제)는 10일 부산지역의 주요 수출제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제조업체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원화강세 기조 지속에 따라 조사업체의 78.0%가 피해 발생 혹은 향후 피해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 조사의 피해 발생 혹은 향후 피해 예상 응답 67.0%에 비해 11%p 증가한 수치다. 환율하락 기조가 지속되면서 지역 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기업은 주로, 환율 하락에 따른 기 수출계약 물량의 환차손 발생(76.9%), 주요 고객 이탈(12.8%), 수출 계약 취소(8.5%) 등에 따른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해가 없다고 응답한 33.0%의 업체는,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아 수입물량의 환차익이 발생하며 환율하락 피해가 상쇄되었거나, 결제수단을 원화로 사용해 피해가 없었다. 일부업체는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하락으로 이익이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기자재, 신발·섬유 업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조선기자재 업종의 경우 조사에 응한 기업의 62.5%가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나 8개 조사업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선기자재 업종의 주요 수출국가가 일본이며, 많은 기업에서 엔화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주요 통화 중 원/엔 환율이 엔저 기조 지속까지 맞물리면서 크게 하락(3년래 고점대비 35% 하락)하면서 환차손 등의 피해가 타 업종보다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발·섬유 업종은 중국, 동남아 등에 주로 수출,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한 가운데,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로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자동차부품(60.0%), 금속가공(55.0%), 전기전자(52.6%), 철강(50.0%) 등 모든 조사업종에서 환율하락의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돼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환율 수준(1,010~1,020 원/달러)에서 응답업체의 77.3%가 경상이익 적자상태 혹은 손익분기점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의 28.0%는 최근의 환율 수준에서는 경상 이익이 적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 및 바이어와의 거래 유지를 위해 손실을 감내하며 수출을 지속했다.

응답업체의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정 환율수준은 1132.1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1027.3원, 수출불가 환율은 977.2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환율 수준은 손익분기점 환율을 밑돌아 지역 업체의 적자수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환율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크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지역 기업의 개별적인 대응은 역부족이었다.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응답업체의 절반인 50.0%가 ‘없음’을 응답해 환율하락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그 외 ‘대금 결제일 조정’ 18.7%, ‘선물환 이용’ 12.7%, ‘결제통화 다변화’ 8.7%, ‘환변동 보험 가입’ 7.3% 등의 순이었다. ‘선물환 이용’, ‘환변동 보험 가입’ 등의 체계적인 환위험 관리 방법을 사용하는 기업은 20.0%에 지나지 않았다.

향후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의 바람직한 지원방안으로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응답비중이 28.7%로 가장 높았다.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위험 관리 교육 및 다양한 환위험 관리기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홍보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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