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심기 기자 ] 독일 정부는 10일 자국 내에서 첩보 행위가 잇따라 드러난 것과 관련, 베를린 주재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 대해 전격적으로 추방조치를 내렸다.
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내 최대 동맹국인 미국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최고의 외교적 적대행위로 해석된다.
독일 정부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대사관에 주재하는 정보 책임자에게 독일을 떠나라고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최근 독일 연방검찰의 수사 결과 수개월 전 독일 내 미국 정보기관의 활동에 대한 의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연방검찰은 지난주 연방정보국(BND) 직원을 이중스파이 혐의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는 2012년부터 2년 동안 218건의 기밀문서를 CIA에 넘기고 그 대가로 2만5000유로(약 3400만원)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직원 1명도 이번 사안에 연관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동맹국 간 스파이 행위는 에너지 낭비”라며 “충분한 사실적 근거를 확보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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