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그런 건 한우 등급 매길 때나 쓰는거야"
(아홉시반 주립대학 기말고사 캠페인)
국내 최초 주(酒)립대학인 '아홉시반 주립대학'(총장 김제동)으로 젊은층 호응을 얻은 보해양조의 모기업 창해에탄올이 오는 3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국내 주정업계 시장점유율 2위인 이 회사는 안정적인 사업 기반 속에 바이오에탄올과 케미칼이라는 신성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 보해양조의 경영 정상화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연결 손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 주정업계 2위…소주시장 격화로 매출 성장
서인국 창해에탄올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갖고 "창해그룹은 주정사업을 중심으로 주류제조, 원료수급, 설비시공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신사업 투자에도 적극 나서 '에탄올 전문그룹'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주의 핵심원료인 주정은 연간 5000억 원 시장 규모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정부가 대한주정판매라는 회사를 통해 주정의 구입과 판매를 일원화하고 있어 다른 업체가 진입하거나 기존 업체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기 어려워서다.
서 대표가 꼽은 창해에탄올의 가장 큰 경쟁력 또한 진입장벽이 높은 주정시장에서 성장 기반이 확고하다는 점이다.
그는 "창해에탄올은 진로발효(16.5%)에 이어 국내 주정시장 점유율 2위로 연 평균 1.1%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며 " "올해부턴 진로, 롯데, 무학 3사의 경쟁심화가 예상됨에 따라 창해에탄올 매출 신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주정의 핵심 원재료인 타피오카 조달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창해에탄올이 가진 경쟁력이다. 안정적인 재료비 비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베트남법인인 창해베트남의 현지 파트너사들로부터 타피오카를 직접 수입하고 있다"며 "현지업체는 베트남 타피오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곳으로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보다 안정적으로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회사 보해양조, 경영정상화…이익 기여도 상승
창해에탄올은 2011년 8월 보해양조 지분 42.67%를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당시 보해양조는 창업주의 장남인 임건우 전 회장이 맡고 있었는데, 차남이자 창해에탄올 회장인 임건우 회장이 이를 인수한 것.
인수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보해양조는 지난 4월 저도주 '아홉시반'으로 서울 공략에 나서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아홉시반 소주는 제일기획이 만든 '아홉시반 주립대학'이라는 기발한 마케팅 덕분에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20대 젊은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해 보해양조가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이익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3년 안에 보해양조를 비롯해 자회사 수익 기여도를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해에탄올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케미칼 신사업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바이오케미칼 쪽에서는 발효 화장품 원료가 되는 2,3BDO를 국내 최초로 시험생산하고 국내와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창해에탄올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21~22일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수는 총 190만주. 상장을 통해 114억~131억원의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상장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창해에탄올 주당평가액을 1만5844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40.4~47.8%의 할인율을 적용한 후 공모희망가를 재조정해 공모가 밴드를 6000~6900원으로 제시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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