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떠나고 남은 세 자매…후원자 된 법무담당관

입력 2014-07-13 21:07   수정 2014-07-14 05:24

대한법률구조공단 정재영 씨
"대학 진학하게 도움 주겠다"



[ 양병훈 기자 ] “우린 이제 어떻게 살지? 아빠가 출소해 우리를 찾아와 보복하면 어떡해?”

지난해 19세, 17세, 5세로 아직 미성년자였던 세 자매는 눈앞에서 엄마가 아빠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이혼한 아빠의 괴롭힘을 참다못해 엄마가 접근금지 소송을 내자 아빠가 엄마를 살해한 것이다. 세 자매는 큰 충격을 받았고 살길도 막막해졌지만 그런 세 자매에게 힘이 돼 준 사람이 있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지원 법무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정재영 씨(사진)다.

피해자지원 법무담당관은 사법연수원 또는 로스쿨을 마친 뒤 검찰청에서 범죄피해자에 대한 법률상담, 법정동행, 범죄피해구조금 지급 안내 등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 담당관이 서울북부지검에서 일하던 지난해 세 자매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도와주기 위해 적극 나섰다고 한다. 정 담당관은 “충격받은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지원해주고 범죄피해자구조금과 긴급생계비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임대주택도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의 출소 후 보복을 두려워 한 자매들의 요청으로 막내의 개명 절차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담당관은 “첫째가 일을 하느라 대학에 진학을 못했는데 앞으로 후원인을 모집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학 진학도 도와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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