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주인없는 주식' 계속 감소
3년 박스권 장세 기관·외국인만 보여
< 3低 : 거래량·유동비율·개인매매 >
[ 강지연/김동욱 기자 ]
올 들어 증시 거래량이 줄고 매수주체가 단순화되면서 유동비율이 감소하는 ‘증시 3저(三低)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증시가 활동성을 잃어가는 ‘다이오프(die off·하나씩 죽어감)’ 현상의 방증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개인의 직접투자 비중이 줄고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 활성화에 따른 시장이 선진화되는, ‘시장의 진화’로 해석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속되는 증시 3저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유가증권시장 주요 종목의 유동주식 비율이 2012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주식은 상장사가 보유한 자기주식과 최대주주 보유 지분, 외국인과 연기금·자산운용사가 갖고 있는 주식을 모두 제외한 주식을 말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영권이 걸려 있는 최대주주 지분이나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인, 연기금 보유 지분은 사실상 거래가 잘되지 않는 잠재 물량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유동주식 비율은 현재 12.6%(보통주 기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발행한 1억4730만주 중 주인이 없는 주식은 1859만여주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작년 말 13.8%였던 유동주식 비율은 6개월 만에 1.2%포인트 더 낮아졌다. SK하이닉스는 감소폭이 더 가파르다. 2012년 말 44.4%였던 유동주식 비율이 지난해 말 27.1%, 올 들어 21.2%로 떨어졌다.
증시 일별 거래대금도 “역대 최악 수준”이라는 작년보다 더 줄었다. 올 7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4347억원으로 작년 7월(3조6426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줄었다. 작년 7월에는 하루평균 거래대금 3조원 선이 위협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올해는 9거래일 중 3거래일이나 거래대금 3조원이 아슬아슬했다.
투자자 다양성도 기관과 외국인 위주로 단순화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외국인들의 매매 비중은 꾸준히 늘었다. 2011년 18.3%(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기준)에 불과했던 매매 비중이 올 들어선 30.5%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기관 매매 비중은 24% 선을 유지했지만 연기금의 매매 비중은 3.3%에서 4.9%로 늘었다. 반면 개인의 매매 비중은 55.4%에서 43.3%로 떨어졌다.
◆선진화와 품질저하 사이
증시 3저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연금과 보험 등 기관화된 자금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증시가 더 이상 외국인에 의해 출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증시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식시장의 건강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의 증시 외면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체가 외국인과 연기금으로 제한되고 있다”면서 “주로 대형주를 매매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유동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인 만큼 균형성을 잃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지연/김동욱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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