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 하락…식품株 '쑥쑥'

입력 2014-07-13 22:44  

원료 수입비용 절감
CJ제일제당·대상·삼양제넥스 주가 강세



[ 윤정현 기자 ]
풍작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하면서 콩, 옥수수, 밀가루 등을 원료로 쓰는 식품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수입비용이 줄어든 데다 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원료비 절감 효과는 더 커졌다.

미국 농림부(USDA)에 따르면 밀, 콩, 옥수수 등 세계 3대 곡물 생산량이 지난해 17억9400만t에서 올해 19억79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곡물가격 하락 압박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가격(6월 말 기준)은 1년 전 대비 33% 하락했다. 콩은 6%, 밀도 13% 떨어졌다. 작년 세계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한 곡물 가격이 올 들어서는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덕분에 옥수수를 원료로 전분, 전분당을 제조하는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제넥스 주가는 올 들어 크게 상승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연초 대비 24% 올랐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작년 초부터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지난 2분기 반등세를 보였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 들어 삼양제넥스는 48%, 대상도 39% 뛰었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 소재사업부의 2분기 옥수수 투입 원가가 전년 대비 22% 줄어들면서 이익은 11.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옥수수 가격 급락에 재고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연간 옥수수 투입 원가의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옥수수를 중심으로 한 곡물 매입 금액이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업체도 미소를 띠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사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량인 팜스토리팜스코는 올 들어 주가가 각각 44%와 83% 올랐다. 사료가 매출의 90% 이상인 종목의 상승폭은 더 컸다. 고려산업은 171%, 대주산업도 74% 급등했다.

밀을 수입해서 가공하는 제분업체도 같은 상황이다. 대한제분 주가는 올 들어 39% 상승했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만 해도 강보합이 예상되던 밀가격이 우하향 추세로 전환해 최근 2년래 최저 수준”이라며 “제분업체들이 곡물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수혜를 함께 볼 것”이라고 말했다. 콩을 원료로 쓰는 풀무원 역시 올해 주가가 107%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후 변동성이라는 위험 요인과 정부의 가격 인상 정책에 대한 대응이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상이 양호해 곡물가격이 낮은 수준이지만 하반기엔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곡물 수입가격이 상반기 대비 10%가량 상승할 수 있다”며 “정부의 식품 가격 인상 억제 정책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음식료품 주가의 방향은 제품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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