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수도권 승부처, 여야 '1대多' 구도…단일화 절실하지만…새정치聯, 야권 연대 '이러지도 저러지도…'

전략공천 동작을·수원영통
정의당서 최소 1곳 요구 '난색'
승리만 노린 '연대'는 여론 역풍


[ 고재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 ‘딜레마’에 빠졌다. 주요 지역에서 여야 간 ‘1 대 다(多)’ 구도로 치러지면서 야권 표 분열이 예상되지만,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무리한 단일화가 자칫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논의를 피하는 모양새다.

총 15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연합 14곳, 통합진보당 7곳, 정의당이 6곳에 후보를 냈다. 특히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와 천호선 대표가 각각 동작을, 수원정(영통)에 출마하면서 이 지역에서 정의당과의 야권연대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의당은 후보 공천 전 새정치연합에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한 ‘당 대 당’ 협의를 공식 제안한 바 있고, 최근에는 주승용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이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연대 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단일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의당은 노회찬·천호선 후보 중 한 명 이상은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작을과 수원정은 새정치연합으로서도 포기가 어려운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선거 승리만을 위한 ‘반짝연대’에 대한 여론의 역풍이 일 수 있어 연대 논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원정에 출마한 천 대표는 13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야권 연대에 매우 부정적이란 얘기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며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롯이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책임질 문제”라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항상 작은 당이 (선거에서) 밀릴 것이고 그럼 (스스로 출마를) 접게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대단한 착각”이라며 “저희는 스스로 (출마를) 접을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으로선 야권 연대 논의를 마냥 피할 수도 없다. 수도권 등 주요 승부처에서 야권 표 분산은 패배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 사무총장은 “1 대 1로 대결해도 쉽지 않은데, 표가 갈리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야권 연대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사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재·보선에서 냉정하게 보면 전체 15석 가운데 5곳만 우리가 갖고 있던 데라서 현상 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안 대표가 여당처럼 엄살을 피운 것”이라며 “지나친 엄살은 일선의 사기 문제다. 전투 중 장수는 말을 달리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