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값 거품 '부글'

입력 2014-07-14 21:36   수정 2014-07-15 03:45

ECB 저금리 지속에 부동산 시장으로 돈 몰려
베를린 집값 4년간 27.5% 급등



[ 김순신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독일 주택시장의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의 아파트 가격은 2009~2013년 27.5% 올랐다. ECB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15%까지 인하한 가운데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려서다. 독일에선 주택을 ‘콘크리트로 만든 금(金)’에 빗대 ‘베톤골트(betongold)’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올초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25% 정도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의 저금리 정책은 성장세가 뚜렷한 독일 경제에 부적절하다”며 “ECB가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도 “최근의 주택가격 급상승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집값 상승은 실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거품’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조사업체 불빈게사의 안드레아스 슐텐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은 늘어난 취업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베를린의 집값은 로마나 런던보다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FT는 독일의 주택 소유 비율은 53%로 이웃 나라인 스페인(78%)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평균(67%)보다 낮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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