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조설립 거부한 폭스바겐 美공장 근로자 이야기Ⅱ

입력 2014-07-15 20:32   수정 2014-07-16 04:24

폭스바겐의 선택은 역시 미국 테네시주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한경 사설(2월18일자)에서 소개한 대로 미국 자동차노조(UAW)에서 추진하던 노조 설립을 근로자들이 반대해 무산시킨 곳이다. 그 결과 엊그제 마르틴 빈테르코른 폭스바겐 회장으로부터 멕시코 공장을 제치고 테네시 공장에 북미 SUV공장을 짓겠다는 결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폭스바겐은 이 공장에 2016년까지 9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테네시주도 직원훈련소 건설 등을 위해 1억80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근로자들은 현명한 선택으로 톡톡히 보상을 받게 됐다.

테네시 공장 근로자들이 노조 설립을 거부했던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가 강성노조 탓에 파산한 것을 지켜봐왔던 바다. 이들은 GM과 크라이슬러가 무너지고, 디트로이트시가 파산하면서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두 눈으로 목격했다. 이들이 그 배후에 있던 UAW를 거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미국 주정부들도 강성노조 반대에 적극적이다. 이미 24개 주정부에서 반(反)노조법안을 만들었다. 테네시주를 비롯, 최근 기업 유치에 성공한 앨라배마주, 텍사스주 등이 모두 반노조법을 시행하고 있다. 심지어 노조의 성지라 일컫는 미시간주도 2012년 말 노조 가입을 강제할 수 없게 근로권법안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강성노조는 점점 설 땅을 잃고 있다.

지금 한국 자동차업계에선 하투라는 철 지난 레퍼토리와 싸우고 있다. 엊그제는 르노삼성 노조가 끝내 부분파업을 벌였다. 한국GM, 현대차도 심상치 않다. 영도조선소가 다시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 조선소는 재작년까지도 노사분규 탓에 조업을 못 하고 있다가 노조가 발주처에 기회를 달라고 탄원서까지 보내며 노력한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됐다. 세상은 이미 크게 달라졌다. 투자를 유치하고 일감을 따내고 공장을 키우는 데 노사가 따로 없다. 강경투쟁으로는 미래가 없다. 폭스바겐 근로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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