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추석'의 습격] 얼어붙은 소비심리…영업규제…대형마트, 반값 판매에도 매출 '뒷걸음'

입력 2014-07-15 21:01  

최대 70% 세일 홈플러스
이달들어 매출 5.4% 감소



[ 유승호 기자 ] 대형마트들은 이른 추석이 명절 효과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달 들어 주요 생필품을 반값에 판매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감소하기 시작한 매출은 좀체 돌아서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이미 지난해 초 감소세로 돌아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마트는 1년 반 넘게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분기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올 들어서는 설날이 있었던 1월과 어린이날 등 연휴가 있었던 5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매출이 마이너스였다.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여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한다. 이마트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삼겹살 계란 우유 기저귀 등 1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매했다. 할인 대상 품목 매출은 20% 가까이 늘었지만 전체 매출은 줄었다. 소비자들이 할인 판매하는 상품에만 몰린 결과다.

롯데마트도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겹살 잡곡류 등 1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 데 이어 지난 3일부터는 3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14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대목을 누려야 할 캠핑용품과 수영용품 매출도 작년보다 줄었다. 결국 17일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기로 했다. 다음달 13일까지 4주 동안 1만여가지 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홈플러스가 여름에 벌이는 할인 행사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한 데는 월 2회 의무휴업 등 영업 규제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2년 4월 처음 시행된 의무휴업이 이미 만 2년을 넘겼다는 점에서 매출 감소를 영업 규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평일 휴업 점포를 일요일 휴업으로 전환한 새로운 규제가 시행된 지도 1년이 넘었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 규제 영향은 3분기부터는 사라진다”며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 대형마트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소비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4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소비심리는 다시 가라앉았다. 권동혁 홈플러스 마케팅부문장은 “대형마트 매출이 줄면서 납품업체 등 관련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이것이 다시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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