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구 감소 '인구절벽'에 성장잠재력 급속 하락 우려
[ 마지혜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고령화, 이민정책 등 통화정책 외의 사회정책에도 깊은 관심과 해박한 지식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성장잠재력 저하 및 수출과 내수 등 부문 간의 불균형, 가계빚 누증 등이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라면서 “특히 성장 잠재력을 급속히 떨어뜨릴 수 있는 고령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 인구의 비중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인구 절벽’ 현상으로 경제의 잠재성장력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다”며 “20년 전 일본의 모습을 똑 닮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사회정책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민자 수용으로 생산 인구를 확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은이) 분석해보니 이민 인구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고령화 진전 속도가 매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 국가는 주요국 가운데 이민 인구가 가장 적다”며 “원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데 상당히 폐쇄적이던 일본도 이제 고령화 대책의 하나로 이민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 거주하는 이민자는 1990년대엔 전체 인구의 0.1%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5%까지 올라왔다”며 “다만 이민정책을 고령화 대책으로만 쓰려고 한다면 사회적으로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경제학적 차원을 넘어 사회정책적 차원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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