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환경보호청(EPA)은 일부 업체의 연비 과장을 막기 위해 실제 도로를 달린 뒤 측정한 연비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윈드터널(풍동)이나 실험실에서 측정된 수치가 아닌 실제와 가까운 연비 수치를 제공해 소비자 불만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포드자동차는 최근 2013~2014년 생산된 6개 모델의 연비를 과장한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 최고 1050달러까지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연비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2012년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
이번 방안은 앞으로 소비자 및 자동차업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크리스 그룬들러 EPA 교통·대기질 담당 국장은 “일부 업체가 이미 도로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모든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업체들이 높은 연비 등급을 달성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EPA는 5개 부문 연구소 테스트를 통해 연비를 측정하고 있으며, 매년 출시되는 차량의 15%에 대해서만 측정한다.
한편 WSJ는 자동차 유리에 부착돼 있는 연비보다 실제 연비가 더 좋은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2012~2015년 제조된 1000여대의 자동차를 조사한 결과 운전자들이 정부 웹사이트(fueleconomy.com)에 올린 실제 연비가 업체가 부착한 연비보다 갤런당 1.2마일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