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불 붙은 메탈 스마트폰 경쟁

입력 2014-07-16 21:48   수정 2014-07-17 03:44

삼성, 8월 출시 갤럭시 알파에 메탈 적용…中 샤오미도 신제품 출시

고급스럽고 내구성 좋아…전파간섭 문제는 해결과제



[ 전설리 기자 ]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디자인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번 경쟁의 화두는 메탈(금속) 소재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판매할 예정인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가칭)와 중국 샤오미가 오는 22일 내놓는 신제품이 메탈 소재를 채용한다. 삼성전자가 메탈 소재의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자 스마트폰업체들이 차별화한 디자인을 무기로 승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 경쟁 2라운드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지난해 팬택 ‘베가 아이언’ TV 광고에 나온 문구다. 팬택은 ‘엔드리스 메탈(이음새 없는 금속 테두리)’을 자사 기술 경쟁력 가운데 최고로 꼽는다. 메탈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로망’이다. 메탈을 소재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그만큼 어렵단 얘기다. 팬택은 생산 물량이 많지 않아 메탈 소재를 경쟁사보다 빨리 적용할 수 있었다. 대량 생산하는 세계적인 스마트폰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메탈 스마트폰을 내놓은 곳은 애플이다. 애플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애플은 2010년 내놓은 아이폰4에 메탈 테두리를 적용했다. 2012년 아이폰5부터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본체 전체에 메탈 소재를 썼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알파에 메탈 테두리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메탈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메탈 디자인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 알파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으로 메탈 소재를 썼을 뿐 아니라 두께도 7㎜ 미만으로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다. 삼성전자는 망 연동 시험 등을 위해 최근 통신사 임원들에게 갤럭시 알파를 나눠줬다. 신제품을 써 본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디자인은 지금까지 나온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샤오미도 22일 선보이는 신형 스마트폰에 메탈 소재를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제품 발표회에 앞서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한덩어리 금속 예술의 여행’이란 문구가 적힌 은색 이미지를 공개했다.

○까다로운 메탈의 매력

메탈 소재는 고급스럽다.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높기 때문에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내구성도 뛰어나다. 떨어뜨리거나 부딪혔을 때 파손 위험이 작다. 가공 정밀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플라스틱은 가장 세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수준이 0.2㎜ 정도인 데 비해 메탈은 0.05㎜까지 가능하다. 4분의 1 수준이다. 팬택 관계자는 “테두리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시그니처 서비스’ 등 ‘베가 아이언2’에 적용한 세밀한 디자인은 모두 소재가 메탈이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력적인 만큼 생산 공정이 까다롭다. 공정이 까다로운 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지금까지 메탈 스마트폰을 선보이지 못한 이유다. 메탈 테두리 공정은 약 30단계에 이른다. 플라스틱 공정이 4~5배임을 고려하면 6배 이상의 공정이 더 필요한 셈이다. 비용도 최대 10배가량 더 든다. 전파 간섭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 메탈이 전파 간섭을 일으켜 수신감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팬택은 메탈 테두리를 안테나로 사용하는 메탈 안테나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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