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희 기자 ] 대학생 마케터가 뜬다. 기업 마케팅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취업 스펙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 역시 잠재고객인 대학생의 생생한 반응을 확인하고, 더러 참신한 아이디어도 발굴할 수 있어 ‘윈윈(win-win)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17일 기업들과 취업포털 등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마케터 활동을 선호하는 추세다. 대학생 마케터는 기업에서 마케팅 교육을 받고 온라인 광고 제작 등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한다. 기업 상품·행사 등에 참여해 홍보하는 역할의 기자단, 홍보대사 활동보다 진일보 한 개념이다.
취업포털 ‘커리어’ 관계자는 “대학생 마케터 활동은 구직을 할 때 자기소개서 등에 스토리텔링하기 좋고, 일종의 스펙으로 인정돼 요즘 대학생들이 많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 마케터로 활동한 숙명여대 4학년 승은정 씨(23)는 “시승, 거리 홍보 등을 통해 기아차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며 “실제로 취직해 업무를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약품 등 여러 기업에서 마케터 활동을 한 취업준비생 박윤주 씨(24)도 “눈에 띄는 직접적 혜택은 크지 않지만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제작, 이벤트 진행 등 마케터 활동 경험을 살려 입사 면접에 응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케터 활동이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커리어가 입사 2년차 신입사원 4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입직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활동 경험’ 설문(2011년 기준) 결과를 보면 “마케터 등 참여 프로그램이 입사 및 실무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59.5%)이 많았다.
일부 기업은 우수 대학생 마케터를 선정해 상금과 인턴십 기회, 입사지원 시 서류통과 등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대학생 마케터 활용에 긍정적이다. 해당 기업과 제품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생한 반응을 확인하거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이택희 현대약품 대리는 “마케터 활동을 통해 참여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꽤 있다”고 전했다.
마케터를 지낸 대학생들을 ‘우군’으로 얻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마케터로 활동하는 대학생들은 해당 기업을 속속들이 알게 되므로 자연히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며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해 인재들의 기업 선호도가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젊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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