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동아에스티, 원료의약품 돈벌이 '쏠쏠'

입력 2014-07-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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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원료생산 품질 인정
中·인도 저가공세에도 수출 증가



[ 김형호 기자 ] 해외에 내놓을 만한 신약이 마땅치 않은 국내 제약사들이 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고품질 원료의약품(API)을 앞세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원료의약품으로 1000억원 수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300억원 수출을 목표로 잡았다. 유한양행의 최대 고객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다. 길리어드 간판 제품인 에이즈 치료제, B형 간염치료제의 원료공급을 유한양행이 맡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가의 C형 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도 납품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원료의약품은 올해 제약사 최초의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핵심 성장동력이다.

동아에스티의 원료의약품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1년 536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172억원으로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올초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2040만달러 규모의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400억원어치의 원료의약품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전문회사인 경보제약은 모회사인 종근당에 짭짤한 수익을 안기고 있다. 매년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는 경보제약은 지난해 원료의약품만으로 1622억원의 매출과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익률이 종근당보다 높은 알짜 자회사다.

중국과 인도 업체의 저가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품질경쟁력 덕분이다. 고가의 신약을 생산하는 미국 일본 제약사들이 가격보다 최첨단설비를 갖춘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의 품질 안전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미국 유럽 기준을 충족시키는 생산설비를 일찌감치 갖춘 게 경쟁력”이라며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과 달리 마케팅 등 부대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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