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전면 개방…400% 관세율 가능할까

입력 2014-07-18 09:35   수정 2014-07-18 19:03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쌀 시장을 전면 개방키로 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가 불가피하고도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합치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해 쌀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쌀 관세율이 감축·철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는 그동안 체결한 모든 FTA에서 쌀을 양허(관세철폐·축소)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현재 추진 중이거나 예정된 모든 FTA와 TPP 참여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쌀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쌀의 무차별 유입을 막기 위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향후 이뤄질 각종 협상에서도 고율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

그동안 우리나라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이후 쌀에 대한 관세 예외가 인정돼 1995년초부터 올해말까지 20년간 두 차례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추가로 관세 유예조치를 받을 경우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에 따라 의무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올해 40만9천t에서 최소 82만t으로 두 배 늘어나게 돼, 재정적 부담과 쌀 과잉 등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시장을 개방하되 고율 관세를 부과,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400% 안팎의 관세율을 책정, WTO와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산 쌀이 중국산보다 2.1배, 미국산보다 2.8배 비싼 점을 감안하면 관세율이 300% 정도만 돼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쌀 시장 개방에 따른 쌀 농가 지원을 위해 쌀산업발전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 장관은 "쌀 농가의 안정적 생산기반 유지와 농가소득 안정, 경쟁력 제고, 국산쌀과 수입쌀의 혼합유통 금지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회와 농업계 의견을 추가 수렴해 세부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쌀산업발전대책에는 ▲ 쌀 수입보험제도 도입 ▲ 쌀 재해보험 보장수준 현실화 ▲ 전업농·들녘경영체 육성을 통한 규모의 경제화 ▲ 국산쌀과 수입쌀 혼합 판매금지 및 부정유통 제재 강화 등 각종 방안이 포함된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농민단체가 쌀 전면 개방에 반대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여·야·정과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여야정단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놓고 있으며,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쌀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쌀 개방에 동의하면서도 400% 이상 고율 관세 적용 , 의무수입물량(MMA) 용도제한 철폐, FTA와 TTP 협상의 양허 대상 품목에서 쌀 제외 등을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회 보고 등을 거쳐 오는 9월말까지 양허표 수정안을 WTO에 통보하고 올해말까지 국내 법령 개정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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