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적격투자자제도'는 규제 완화인가 등

입력 2014-07-18 17:25  

'적격투자자제도'는 규제 완화인가

한국의 금융시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전통적 금융시장,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이 그것이다. 이 중 파생금융상품시장은 전통적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신용위험 및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생겨난 파생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한국의 파생금융상품시장은 2006년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매우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파생금융상품시장 거래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주된 이유로 뽑히는 것은 금융규제의 심화다. 한국은 해외 금융시장에 비해 금융규제가 많아 국내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약화가 계속 지적돼왔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파생상품 개인 투자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적격투자자제도’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르면 30시간의 온라인 사전교육과정과 50시간의 거래소 모의거래과정을 이수하고 3000만원 이상을 예탁한 개인투자자만이 단순한 선물거래(1단계)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상품구조가 복잡한 선물·옵션 거래를 하려면 1단계 거래 경험이 있고 5000만원 이상을 예탁해야 한다. 이런 제한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무분별한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 때문에 생겨난 여러 가지 규제 방안을 풀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 완화 수단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방안이 규제 완화로 이어져 파생상품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 파생금융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그러나 개인 투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진 만큼 그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예탁금이 5000만원 이상인 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어 주로 3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거래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적격투자자제도가 파생상품시장 내의 규제는 완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개인투자자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적절한 수준의 금융규제는 무분별한 투기를 막고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침체돼가는 국내 금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수빈 생글기자(백석고 3년) ma_wind@naver.com

학생은 학교 문화의 '프로슈머'

올해 성심여고 인성부에서는 ‘자발적인 학생문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테마로 정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성인(아름다운 성심인) 문화지킴이단’이다.

아성인 문화지킴이단은 올해 처음 신일등 인성부장 선생님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아성인 문화지킴이단은 성심여고 1, 2학년 학생으로 구성된 동아리로, 학생들 스스로 학교 문화의 선구자로서 교칙을 준수하고 학교에 필요한 문화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학생들의 모범이 돼 교내 문화를 가꿔나가기 위해 조직됐다.

지난 6월 초 아성인 문화지킴이단은 첫 번째 활동을 시작했다. 용의 복장에 관한 아침 캠페인이었다. 플래카드를 들고, ‘머리에 대한 의리, 성심에 대한 의리’ 등 유행어를 딴 구호를 외치며 단정한 용의 복장 문화 만들기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이소현 학생은 “비록 즉각적이고 강한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수시로 캠페인을 하며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애쓴다면 올바른 문화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아성인 문화지킴이단은 오는 8월에 있을 성심여고 축제인 성심제에서 TF팀으로서 기획에 참여할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은 기성문화를 수동적,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소극적 문화소비자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문화 생산을 위한 도구를 갖추게 되면서 청소년은 이 시대의 문화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대안문화’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이제 청소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화소비자이자 생산자다. 이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능동적, 적극적으로 문화를 생산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때가 아닐까.

정소영 생글기자(성심여고 2년) soyoungpppp@naver.com

행복지수가 높다고 행복한가

국내총생산(GDP)은 경제 활동의 양을 단순히 계산해 환경 악화 등 경제적 외부효과나 삶의 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GDP를 대체할 지표로 삶의 질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은 새로운 지표를 만들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여기서 생긴 것이 바로 행복지수다.

하지만 행복지수가 높다고 해서 삶의 질이 무조건 높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 예로 2012년 코스타리카는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동일한 조사에서 미국은 10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진정 행복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삶의 질이라는 것은 정신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물질적 욕구 또한 충족될 때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물질적 풍요는 국가 차원에선 문명 진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먹을 것이 없고, 의료수준이 낮아 영아사망률이 높은 나라가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정신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코스타리카, 물질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미국은 둘 다 삶의 질이 충족되지 못하는 나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삶의 질, 어떤 가치라는 것은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 기준을 조금만 바꿔도 순위가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추상적인 행복을 명시적인 기준으로 나눠 매긴 순위를 신뢰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를 어떤 기준, 어떤 방법으로도 가려내지 못할 수 있다. 행복지수 1위 국가는 미국이 될 수도, 중국이나 한국이 될 수도 있다.그저 그 기준이라는 것이 충족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의 행복 기준은 무엇일까. 그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이 정해진다면 우리도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채연 생글기자(정명여고 2년) boun0907@naver.com

대학 새내기 첫 학기를 마치면서…

안녕하세요. 올해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새내기 생글기자 원지호라고 합니다. 입학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새내기로 한 학기를 보내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행동에 자유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집을 나와 혼자 살게 되면서 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관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꿈꿔왔던 이런 삶과 자유가 막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에게는 꿈과 목표가 있습니다만 행동하고 책임지는 것들이 불편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대학에 오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은 잘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물론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기존에 공부하던 것과 다른 것을 배우게 됐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분명 저의 생활은 보다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 하는 일들은 고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여가생활을 즐기고, 공부를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이번 1학기를 마치면서 저는 많은 부분을 아쉬워하고 불안해했습니다. 실수나 실패에 대한 자책이 적지 않았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여행도 하지 못했고, 대외 활동도 적었습니다. 후배들을 돕는 일도, 재능기부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번 1학기를 마치면서 저는 이러한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합니다. 후회하는 습관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만 후회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2학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겠습니다. 책도 조금 더 읽을 것입니다. 대외활동도 더 많이 하려 합니다.

원지호 생글기자(서울대 1년) jihowon95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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