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위해 아낌없이 투자
[ 박한신 기자 ] 직장인 김윤영 씨(30·여)는 이달 초 여름휴가를 혼자 스위스로 갔다. 여행 코스도 관광지나 대도시 대신 한적한 시골길 등 300㎞를 1주일 동안 걷는 여정을 골랐다. 그때그때 바꾸는 일정이라 숙소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현지에서 해결했다. 김씨는 “혼자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떠난 여행”이라며 “혼자 떠나면 자유가 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며 만족해했다.
여행뿐 아니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얼마 전 운전기사가 휴가 가는 바람에 근처에 사는 30대 초반 직원과 ‘카풀’하면서 세대 차이를 실감했다. 그가 고급 외제차를 자신 앞에 세웠을 때부터 왠지 모를 이질감이 전해졌다. 차에 오른 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전세 아파트에 산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가 젊었을 때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정보기술(IT) 제품이나 레고 등에 열광하는 솔로족도 적지 않다.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레고 애호가 정한일 씨(33)는 “인기 상품은 인터넷 레고 쇼핑몰에 등장하자마자 몇 분 만에 품절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단종돼 살 수 없는 모델의 중고 제품은 많은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급이 200만원 수준인 A씨(29)는 상당한 금액을 IT 제품을 사는 데 쓴다. 일단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은 1년에 두세 번 최신형으로 바꾼다. 지난달에는 월급날에 맞춰 70만원이 넘는 태블릿을 교체했다. “관심 있는 분야가 IT 쪽이고 관심 있는 곳에 돈을 쓰는 것뿐”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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