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호 기자 ] 체리가 여름 과일의 왕좌를 넘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17일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체리(사진)가 수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체리는 지난해 7월엔 5위였다. 체리가 10대 인기 과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월 8.7%에서 올해 7월 17.3%로 두 배가량 높아졌다. 지난 1~17일 체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5% 급증했다.
수박은 지난해에 이어 7월 과일 매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10대 인기 과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2%에서 올해 24.2%로 낮아졌다. 이달 들어 수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9% 감소했다.
체리가 인기를 끌면서 자두 바나나 참외 등은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롯데마트 7월 과일 매출에서 2위를 차지했던 자두는 올해는 4위에 그치고 있다. 바나나는 3위에서 5위로, 참외는 4위에서 7위로 내려갔다.
롯데마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존에 24%였던 관세가 사라진 데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 수입 가격이 저렴해져 체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집계한 지난 18일 기준 체리(5㎏) 도매가격은 4만8883원으로 1년 전보다 28.5% 하락했다. 롯데마트 측은 올해 체리 수입량이 처음으로 1만t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체리가 이미 수박까지 밀어내고 선두에 올라섰다. 현대백화점이 이달 들어 16일까지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체리가 과일 총판매액의 21.7%를 차지했다. 이어 복숭아가 14.4%로 2위였다. 이 백화점에서 최근 5년간 여름 과일 1위였던 수박은 3위로 밀려났다.
신경환 롯데마트 수입과일팀장은 “체리는 그간 고급 과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가격이 낮아지면서 대중화되고 있다”며 “껍질째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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