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미래는 있는가] 메이드인 차이나 '질주'

입력 2014-07-20 21:09   수정 2014-07-21 03:54

긴급진단 (1) 성장 급제동 걸린 車 산업

코로스, 유럽시장서 '약진'
품질·디자인으로 승부 걸어



[ 최진석 기자 ] ‘코로스, 유로 엔캡(Euro NCAP) 별 다섯 개 획득.’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 코로스(Qoros)가 지난달 25일 신차 ‘코로스 3 해치백’(사진)을 출시하자 유럽 언론들은 일제히 이같이 보도했다.이 회사가 작년 말 내놓은 ‘코로스 3 세단’에 이어 해치백 모델까지 모두 유럽의 신차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엔캡’에서 만점을 받은 것이다. 차량의 안전성과 품질 신뢰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의미한다. ‘중국차는 품질이 형편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던 유럽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크리스티아노 칼루티 코로스 해외 영업 및 마케팅 총괄은 “코로스 3 해치백은 기존의 세단과 함께 유럽 시장을 공략할 핵심 모델”이라며 “올해 동유럽 국가로 판매망을 넓힌 뒤 2016년께 전 유럽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자동차가 약진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경계할 정도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눈을 돌려 신흥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 시장까지 진출하며 한국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는 게 아니다. 성능과 디자인, 안전성 등 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다.

코로스는 설립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중국 체리자동차와 이스라엘 코퍼레이션이 절반씩 지분을 투자했다. 유럽 브랜드 출신의 경영, 디자인, 마케팅 임원도 대거 영입했다. 영국의 소형차 ‘미니’ 책임 디자이너였던 게르트힐 데브란트가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글로벌 부품사와의 협력체제도 구축했다. 독일의 세계 최대 부품사인 보쉬와 콘티넨탈(3위), 미니와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 등을 위탁 생산하는 캐나다의 마그나(4위) 등이 코로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슬로바키아에서 코로스 3 세단을 판매 중이며 이달부터 코로스 3 해치백까지 차종을 늘렸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하이에 연산 15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판매추이를 지켜보며 최대 3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창안이나 BYD 등 다른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자동차 수출량은 2010년 56만5949대에서 지난해 94만7704대로 늘었다.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아직 중국 자동차가 중국 현지나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과 가격 및 품질에서 정면대결하기 어렵지만 추격 속도를 감안하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타이어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다. 미국 타이어 전문지인 타이어비즈니스에 따르면 2012년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20개 업체 중 4개가 중국 회사다. 일본과 함께 공동 1위다. 항저우 타이어는 10위에 올랐다. 금호타이어(12위)보다 위에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해외 고급 인력을 기존에 받던 연봉의 2~3배를 주고 스카우트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위협적인 상대가 될 수 있다”며 “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한 기술력 차별화, 브랜드 고급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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