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야드 겁없이 휘두른 매킬로이…25세에 '메이저 3승' 정복

입력 2014-07-21 20:54   수정 2014-07-22 04:32

브리티시오픈 17언더파 우승
괴력의 장타 앞세워 파5홀서만 7차례나 '2온'
아버지는 '베팅 잭팟'…前 여친도 같은날 우승



[ 한은구 기자 ]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1일(한국시간) 브리티시오픈(총상금 924만달러·우승상금 167만달러)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어올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6년 우승했을 때와 똑같은 코스인 영국 호이레이크 로열리버풀GC(파72·7312야드)에서다. 당시 우즈는 72개홀을 도는 동안 드라이버를 딱 한 번 잡고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달랐다. 그는 수시로 파5홀에서 드라이버를 빼들었고 괴력의 장타로 코스를 유린했다.

○328야드 장타로 파5홀서 7차례 ‘2온’

매킬로이의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327.8야드로 출전 선수 가운데 1위였다. 대회 출전자 평균보다 45.8야드 더 나갔다. 매킬로이는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파5홀에서 일곱 차례 ‘2온’을 하며 러프와 항아리 벙커로 악명높은 브리티시오픈 코스를 농락했다. 그는 파5홀에서만 12언더파를 쳤다. 3라운드에서는 파5홀인 16, 18번홀에서 2개의 이글을 노획해 6타 차 선두로 나서며 우승에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삼았다.

매킬로이는 최종일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브리티시오픈 사상 최소타 우승 기록인 1993년 그레그 노먼(호주)의 267타,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인 2000년 우즈의 합계 19언더파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17언더파는 역대 네 번째 대회 최소타 스코어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2005년 우즈 이후 9년 만에 나왔으며 143년 역사상 이번이 일곱 번째다. PGA 통산 7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54홀 선두로 여섯 차례 최종라운드에 나서 이번 대회를 포함, US오픈(2011년), PGA챔피언십(2012년), 혼다클래식(2012년)에 이어 4승째를 올렸다.

○세 번째 25세 이하 메이저 3승

매킬로이는 만 25세 이하로 메이저 3승을 거둔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잭 니클라우스는 23세, 우즈는 24세에 메이저 3승을 했다.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니클라우스, 우즈에 이어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매킬로이는 “25세의 나이에 메이저 3승을 달성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특히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은 누구나 갖기 원하는 것”이라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해 4분의 3 고지까지 왔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012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했지만 1년 넘게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모든 클럽을 한꺼번에 바꾼 것이 화근이었다. 또 이전 후원사인 오클리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직접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리다 이전 소속사인 호라이즌 스포츠 매니지먼트와도 소송전을 벌였다. 설상가상으로 연인이었던 테니스 선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 지난 5월22일 파혼하는 등 수난이 이어졌다. 매킬로이는 파혼 발표 후 1주일도 안돼 유러피안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감각을 되찾았고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완전히 상승세에 올랐다. 세계랭킹도 지난주 8위에 2위로 도약했다.

○아버지는 베팅 ‘대박’… 전 여친도 우승

매킬로이의 우승으로 아버지 게리는 두둑한 배당금을 받게 됐다고 영국의 베팅업체 래드브록스가 밝혔다. 래드브록스에 따르면 아버지는 매킬로이가 15세이던 2004년 ‘매킬로이가 26세 전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다’는 데 500 대 1의 배당률로 200파운드(약 35만원)를 걸었다. 올해 25세인 매킬로이가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거머쥠에 따라 아버지는 10만파운드(약 1억7550만원)를 타게 됐다. 아버지의 친구 두 명도 2005년 매킬로이의 브리티시오픈 우승에 판돈을 걸어 총 8만파운드의 횡재를 맞게 됐다.

한편 보즈니아키도 같은 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투어 파리바 이스탄불컵에서 9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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