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등 감안하면 최소 금액기준이라도 올려야
[ 민지혜/추가영 기자 ] 귀금속·보석을 가공하는 주얼리 업체인 골든듀는 판매 제품의 40% 이상을 ‘200만원 이하 저가 상품’으로 구성했다. 혼수용으로 많이 팔리는 귀금속과 보석이 대부분 수백만원대임을 감안하면 저가품 비중이 큰 편이다. 200만원이 넘는 귀금속이나 보석은 무자료 거래를 하는 곳에서 사는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 귀금속인 금 가격은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액이 200만원으로 인상된 2001년 한 돈이 4만4000원대에서 2012년 25만3000원대로 5배가량 올랐다. 지금은 가격이 16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약 3~4배 높은 수준이다. 수억원대 ‘하이 주얼리’와 달리 200만원대 금목걸이나 금반지는 이미 대중품으로 자리잡았는데도 2001년에 정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모피는 최근 부유층에서 인기가 높은 세이블(족제비)이 1000만원대, 친칠라(다람쥐와 비슷한 쥐)와 링스(스라소니)가 3000만원 선을 넘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밍크 대중품은 200만~400만원대다.
1995년부터 진도모피에서 근무한 한성훈 상품기획팀 부장은 “예전에는 길이가 긴 고가의 코트 위주로 상품을 만들었으나 10여년 전부터 길이가 짧은 코트와 조끼, 목도리 등 중저가 제품을 주로 만들고 있다”며 “시간과 돈을 들여 멋있는 한국 고유의 브랜드 고가제품을 만들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초 판매자가 개별소비세를 낸다는 맹점을 이용해 영세한 모피제조업체에서 완제품을 사들인 뒤 자사 제품으로 판매하는 브랜드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모피·귀금속 제조업체들이 음성시장으로 숨을수록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시장에 더 많이 유통되고 국산 브랜드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모피업체 임원은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는 저가품이 시장에 많이 나돌면서 국산제품은 무조건 싸구려라는 인식만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올해 1월부터 개별소비세가 부과된 해외 명품 가방들은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켈리35백’ 가격을 1053만원에서 1310만원으로 25% 인상했고, 샤넬도 ‘보이 샤넬’ 라지 사이즈 가방을 634만원에서 740만원으로 16.7% 올렸다.
국내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프리미엄 패딩 제품의 가격대는 최소 200만원대에서 1500만원을 넘나드는 수준이다. 고등학생들이 자꾸 수백만원대 패딩을 사달라고 조른다고 해 ‘등골브레이커’(부모 등골을 휘게 하는 바람막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패딩 등 고가 의류는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민지혜/추가영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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