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뭘 고를까? 놀부株 vs 흥부株

입력 2014-07-21 21:20   수정 2014-07-22 03:55

SK텔레콤·기업은행·가스공사 등
검증 받은 고배당주 투자 유리

삼성전자·엔씨소프트·코리안리 등
유보금 많아야 배당 늘릴 가능성



[ 송형석 기자 ] 한여름 뙤약볕 못지않게 증시를 달구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배당주’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기업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정책까지 동원해 배당을 늘리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뒤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배당주가 유망하다는 점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 이견은 없지만 어떤 종목이 수혜를 받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평소 배당 성향이 강했던 ‘흥부주’, 든든한 곳간에 비해 배당에 인색했던 ‘놀부주’가 팽팽히 맞서며 투자자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배당도 해본 기업이 한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6일까지 배당주 펀드에 몰린 자금은 3916억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4831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배당주 펀드에 돈이 몰린 시기는 새 경제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지난 6월 이후다. 지난달 순유입된 자금이 2208억원에 달했고, 이달 들어서도 57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배당주 펀드 투자자들은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들이 앞장서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견해를 지지한다. 배당에 박했던 상장사 대주주가 갑자기 마음을 고쳐먹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사내 유보금 과세 이슈 역시 논란만 일고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검증받은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도 코스피보다 나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다”며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보면 코스피지수 대비 배당주의 상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8월이었고 10월까지는 꾸준히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고 설명했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도 “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인 배당성향이 높으면서 올해 이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게 배당주 투자의 정석”이라며 SK텔레콤(배당성향 40.8%), 기업은행(25.3%), 한국가스공사(23.0%) 등을 추천했다.

○“곳간을 보고 투자해야”

삼성전자 우선주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명된 지난달 13일 이후 5.78% 올랐다. 같은 기간 1% 가까이 주가가 빠진 보통주보다 수익률이 6%포인트 이상 높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사내 유보금이 150조원대에 달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우선주를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시가배당률이 높아 배당 투자에 유리하다.

더욱 구체적인 기준으로 놀부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날 3년 연속 배당을 지급한 상장사 중 자본유보율과 영업이익률 상위 40% 이상인 반면 현금배당 성향은 하위 40%인 상장사 17곳을 배당 활성화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꼽았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엔씨소프트, 현대홈쇼핑, 코리안리, 성광벤드, 솔브레인,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당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내면서도 배당이 박했던 상장사가 정책 변화의 주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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