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폭등하는 채소값…한달새 시금치 57%·오이 28% 급등

입력 2014-07-21 21:44  

자두도 49% 올라


[ 유승호 기자 ]
무더위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채소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급량이 급증한 탓에 가격이 떨어지는 ‘풍년의 역설’을 겪었다. 그러나 7월 들어 농작물이 말라죽을 정도로 더운 날씨가 지속된 데다 휴가철을 맞아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채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21일 집계한 결과 서울 가락시장의 이달 시금치 평균 도매가격은 4㎏짜리 한 상자에 1만1924원으로 6월 평균(7571원)보다 57.5% 올랐다. 같은 기간 양배추(8㎏)는 35.8%, 배추(10㎏)는 34.8% 상승했다. 미나리(31.4%) 오이(28.5%) 등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과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달 들어 자두(대석) 평균 도매가격은 10㎏에 4만3371원으로 지난달 평균(2만9054원)보다 4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박(5㎏ 1통)은 9652원으로 31.1% 올랐고 살구(25.7%) 배(13.5%) 토마토(11.3%) 등도 모두 오름세다. 배추 배 자두 등은 작년 이맘때보다도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한 데는 무더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서울지역 평균 기온은 26.3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도 높았다. 같은 기간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은 13일로 작년보다 7일 많았다. 이 때문에 서울과 경기 지역의 시설 채소 농가에서는 작물이 녹아내리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작황이 부진해졌다.

채소 가격이 급등하자 유통업체들은 고랭지 채소를 서둘러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24~30일 고랭지에서 재배한 상추 양배추 오이 브로콜리 등을 판매한다. 해발 500m 이상 지역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채소는 더위의 영향을 작게 받지만 가격이 일반적으로 저지대 채소보다 10% 정도 비싸 대형마트에서는 8월 혹서기에만 주로 취급했다. 백승훈 롯데마트 MD는 “폭염으로 채소 공급량이 줄어 예년보다 2주 이상 일찍 고랭지 채소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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