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성장클리닉'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아이들 체중관리 특히 신경써야
주사에만 의존땐 부작용 클수도
[ 이준혁 기자 ]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서구식 식습관에 운동 부족이 겹친 탓이 크다. 또래보다 너무 일찍 사춘기가 시작되면 아이는 우울증이나 불안감에 휩싸이고 부모 또한 걱정이 깊어진다. 이른바 성조숙증의 폐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어린이가 2012년 5만4800여명으로, 2006년에 비해 무려 9배나 증가했다. 성조숙증이 사회문제화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전국적으로 성조숙증 치료를 표방하는 성장클리닉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검증받은 치료법은 거의 없다. 대부분 민간요법이나 성(姓)호르몬 억제 주사요법 등의 임시방편적 대응이다. 자체적인 연구 성과 없이 흉내만 낸다는 의미다.
성장클리닉 분야에선 올해로 개원 22주년을 맞는 하이키한의원이 선두주자다. 개원가에선 이례적으로 자체 개발한 성장촉진 물질(KI-180)로 특허까지 받았다. 여름철 방학시즌을 앞두고 지난 18일 성조숙증 치료 대가로 알려진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을 만나 성장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들어봤다.
▷의학적으로 성조숙증을 설명한다면.
“성호르몬이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분비돼 사춘기 징후가 일찌감치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적인 키가 작아질 수 있다. 여아의 경우 성인이 됐을 때 호르몬 이상으로 유방암이나 조기폐경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너무 이른 나이에 정신적 방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증상은 어떤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가슴멍울이 잡히고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발달한다면 성조숙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여드름, 겨드랑이 땀 냄새, 음모 및 액모의 발현, 냉대하와 같은 분비물도 나타날 수 있다. 남아는 음모가 일찍 생기고, 여드름, 몽정, 식욕 증가, 변성기 등이 나타난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뭔가.
“유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비만이나 영양 과잉, 환경호르몬,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주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요즘에는 십중팔구 비만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키를 키우면서 초경을 늦추는 치료물질을 개발했는데.
“2006년부터 올 5월까지 초경 지연을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은 여야 481명을 추적 관찰하면서 얻어낸 성과다. 인진쑥, 율무, 강황을 비롯한 10여종의 한약으로 초경을 늦출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이미 특허를 받은 성장촉진 신물질(KI-180)을 병행한 조경성장탕으로 생리를 조절하는 데도 성공했다.”
▷효능은 어떤가.
“초경 지연 한약과 성장치료를 병행했는데, 1년 이상 초경을 지연시키면서 키는 12.5㎝가 더 자랐다. 성호르몬 분비를 늦추면서 키가 더 자란 셈이다. 전체 치료기간은 1년10개월 정도 걸렸다.”
▷초경이 빠른 것이 심각한 문제인가.
“초경은 보통 만 11세6개월 정도 되면 시작한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다. 하지만 요즘에는 4학년 이전에도 초경을 시작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2·3학년 여학생들이 벌써 가슴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는가. 초경이 1년 정도 빠르면 키가 5㎝ 정도 손해본다는 말이 있다. 여러모로 초경이 빠른 것은 성장기에 좋지 않다.”
▷초경을 늦추게 하는 요령이 있다면.
“무엇보다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몸무게가 30㎏을 넘으면 거의 가슴 멍울이 잡히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시작된다. 예전 같으면 가슴이 나오고 1~2년 정도는 걸려야 생리가 오는데, 요즘에는 1년 내에 바로 생리를 시작한다.”
▷민간에선 고기를 많이 먹으면 키가 많이 큰다고 하던데.
“단백질 섭취가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육류 섭취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게 할 경우 알레르기 검사를 미리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성조숙증 치료를 받을 때 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받고 성장촉진주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너무 주사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심각한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남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체중관리와 식이조절이 필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많이 맞으면 자칫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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