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명량’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 그 이면에도

입력 2014-07-23 07:50  


[최송희 기자] 우리 모두가 이순신 장군을 알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가 위대한 장군이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명량’(감독 김한민)은 더 어렵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리하여 김한민 감독은 정공법을 쓰기로 했고, 그 정직한 화법은 대중들에게 충분히 ‘먹힐 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 ‘명량’은 간단히 말해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명량대첩’을 그린 작품이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보낸 서신처럼 영화는 런닝타임 128분 간 단단하고 묵직한 힘을 발휘한다. 있는 그대로의 영웅. 그리고 그 이면에 대한 시선은 이음새가 매끄럽진 않더라도 충분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영화는 쉽게 1부와 2부로 나눌 수 있겠다. 영화 초반 이순신 장군은 수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동료로서 비춰지며 인간적인 고민을 드러낸다. 어린 군인들은 겁에 질려있고, 가까운 부하들 역시 싸움의 승패를 단정 지어 버린다. 심지어는 탈영을 하거나 그를 위협하는 등 군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은 이 싸움의 승패는 ‘두려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부하들을 잔혹하게 내친다. 그 두려움이 군대를 좀먹고 있으며, 멋대로 몸집을 부풀린다는 것을 안 까닭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시선이다. 영화 초반 몇몇 장면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뒷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의 고단함과 고민은 그를 ‘영웅’ 이전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 더 가까운 인물로 느껴지게 한다. 그리고 후에 그려지는 그 단단함과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배치해 더욱 입체적인 이순신 장군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2부에서는 61분간의 해전이 벌어진다. 김한민 감독이 말했듯 스펙타클한 해전 신은 “단순한 비주얼이 아닌 드라마가 담긴 전쟁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는 격렬한 액션 신이지만 그 안에 담긴 드라마는 여느 장면 못지않은 감동을 안고 있다.

또한 ‘명량’이 흥미로운 것은 ‘명량대첩’이 이순신 장군의 힘만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탐망꾼 임준영(진구), 그의 아내 정씨 여인(이정현),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회(권율), 격군 수봉(박보검) 등의 캐릭터를 출연시키며 ‘명량대첩’을 위해 백성들 모두 함께 힘을 모았음을 강조한다. 역사의 이면에 숨은 이들. 그들의 노고를 일일이 살피며 언급하려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흥미로운 부분임과 동시에 영화가 가진 취약점이기도 하다. 그간 김한민 감독이 선보인 캐릭터들과는 달리 ‘명량’의 캐릭터들은 이순신 장군에게만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이 곱지 않더라도 힘이 넘치던 왜군 용병 구루지마와 와키자카, 도도 역시 마찬가지. 그 강렬한 등장과는 다르게 점차 그 인상은 희미해지고, 캐릭터 역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미처 다듬지 못한 뒷면을 발견한 것처럼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량’이 가진 강점은 ‘모두가 다 아는 결말’이라도 몰입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건 배우들의 호연이다. 누구 하나 결점 없이 제 몫을 다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배우 최민식이 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명량대첩’의 이순신을 연기했을까 싶을 정도. 묵직하면서도 위압감 있는 연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힘이 셌다. 30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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