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10년 만에 덩치 20배
올해 새로 생긴 리츠도 12개
투자 대상 다양화
오피스·상가 건물에 쏠리던 돈
아파트·호텔·공장까지 발 뻗어
年평균 수익률 7%…IPO 추진
아벤트리·경인개발 등 상장심사
리츠 투자 대중화 길 넓어질 듯
[ 김동현/윤아영 기자 ]
업무용 빌딩, 주택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리츠(부동산 투자 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2개 리츠가 새로 설립되면서 지난달 말 현재 국내 리츠 자산 운용규모는 12조4000억여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부터 펀드 결성 금액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다. 업무용 빌딩뿐만 아니라 미분양 아파트나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리츠가 설립되는 등 투자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는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인 리츠가 잇따르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리츠 투자도 쉬워질 전망이다.
○미분양 아파트 등으로 투자 다양화
우리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최근 컨소시엄 형태로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설립해 국토교통부에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우투신영하우징제2호’로 이름 붙여진 이 리츠는 경기 의왕시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로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 영업인가가 떨어지면 사모로 1523억원가량의 투자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또 이달 초엔 KB부동산신탁이 서울 남대문로5가 YTN타워 빌딩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KB와이즈스타제7호’ CR리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NHF공공임대개발전문위탁관리’ 리츠 등이 인가를 신청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현재 국내 리츠 수는 86개에 이른다. 6개 리츠가 해산 또는 취소됐음에도 12개가 새로 생겨 작년 말보다 6개 늘어났다. 역대 최고치다. 총 자산 운용 규모(12조4000억원)도 작년 말에 비해 1조원 증가했다. 리츠가 처음 도입된 2002년 말 5584억원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덩치가 커졌다.
박병태 리츠협회 사무국장은 “2~3년 전만 해도 업무용 빌딩 일색이던 리츠 투자 대상도 임대주택 등으로 다양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리츠 중 업무용 빌딩 투자 비율이 64.9%로 가장 많지만 비즈니스호텔 아울렛 등 리테일(18.0%)과 주택(8.0%), 호텔(4.6%), 공장(2.3%) 등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리츠 운용사인 GE자산관리코리아가 관리하는 서울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지난해 수익률이 연 24%에 달했다.
○부동산·금융 접목…수익성 높아
리츠 설립이 늘어나는 것은 은행 예금이나 회사채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츠 평균 수익률은 연 7.0%로 같은 기간 회사채(신용등급 ‘AA-’ 3년 만기) 수익률 연 3.2%나 은행 예금금리 연 2.7%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인가제인 사모형 위탁관리리츠(투자를 직접 하지 않고 운용사에 맡기는 방식)를 최근 등록제로 바꾸기로 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리츠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리츠 업계는 올해 리츠 증시 상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호텔에 투자하는 아벤트리리츠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했고 소형 주택에 투자하는 경인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도 이미 상장심사에 들어가 다음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박 사무국장은 “2011년 ‘다산리츠’가 상장 폐지된 이후 명맥이 끊겼던 리츠업계의 기업공개가 올해부터 다시 늘어날 전망”이라며 “거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도 상장된 리츠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윤아영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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