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물' 튀기는 탄산수 시장, 롯데 일화 '어느 쪽이 진짜 1위

입력 2014-07-24 16:48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탄산수 시장이 진흙탕에 빠지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초정탄산수'(일화)와 '트레비'(롯데칠성음료)가 서로가 시장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칠성음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 상반기 트레비가 7년 만에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일화도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일화는 지난 2001년부터 13여 년동안 시장 1위를 유지해왔다.

롯데 측이 1위라고 주장한 근거는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자료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매출 기준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114억 원. 트레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8% 급증한 33억8300만 원을 기록, 점유율 29.6%를 차지했다. 이어 초정탄산수가 28.5%, 페리에 23.3%, 토닉워터 11.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2.3%에 불과했던 트레비의 점유율이 17.3%포인트 급증하는 동안 초정탄산수의 점유율이 30.9%에서 7.6%포인트 하락했다는 것.

일화 측은 그러나 초정탄산수가 여전히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롯데가 제시한 닐슨 자료는 시장 상황을 전부 반영하지 못한 '반쪽짜리'라고 주장했다.

닐슨 자료에는 포스(POS) 단말기가 없는 유통 채널들의 매출 집계가 빠져있다는 주장이다. 초정탄산수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등의 유통 채널은 반영이 안됐다고 일화 측은 설명했다.

일화 관계자는 "롯데가 제시한 닐슨코리아 자료는 대형마트 3사 위주의 유통업체 포스(POS)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며 "마트나 커피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 계열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롯데의 매출이 더 잘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화의 초정탄산수는 온라인 판매비중이 47%, 할인점 및 편의점 43%, 음식점 6%, 기타 4%로 파악된다. 월 평균 2만5000여 명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초정탄산수를 구매하고 있다.

올해 1~5월까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모두 집계한 결과 초정탄산수(6종)는 508만4000개 이상이 판매됐다고 일화 측은 밝혔다. 소비자가 기준 환산 매출액은 약 75억87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트레비의 누적 매출보다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롯데 측은 닐슨 자료의 신뢰성에 대해 "시장조사기관이 제3자의 입장에서 조사하는 것과 이해당사자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중 어떤 것을 신뢰해야 할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일화 관계자는 "롯데의 트레비가 대기업 계열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 급성장한 것은 인정하는 부분이고 전체 시장 성장에도 긍정적이라고 본다" 면서도 "그러나 대기업의 힘을 앞세워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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