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사기 주의보…피해 잇따라

입력 2014-07-25 07:48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주는 기초연금이 시행되면서 사기피해가 잇따르자 연금당국이 재차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5일부터 기초연금이 처음 지급되면서 본궤도에 올랐지만, 노인을 상대로 기초연금을 대신 신청해주거나 더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접근해 돈을 빼앗아가는 사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사는 A씨는 지난 11일 오후 5시께 집안에서 동네 지인 2명과 얘기를 나누던 중 문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그러자 5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본인을 구청 복지행정과장이라고 소개하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이 남자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겠다며 인지세 14만원을 달라고 했다.

또 기초노령연금을 14만원으로 인상해 주겠다며 미리 준비해온 용지에 서명을 요구했다.

다행히 A씨는 이 남자가 명함을 보여주지 않는 등 의심이 들어 돈을 주지 않아 금전적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전남 목포시 북항동에 사는 B씨는 실제 금품 피해를 봤다.

지난 10일 오전 10시께 시청에서 근무하다 최근 동주민센터로 옮긴 공무원이라며 40대 중반의 남성이 B씨 집을 찾아왔다.

이 남자는 지금 받는 기초노령연금을 더 받게 도와주겠다며 15만원을 자신에게 빌려주면 금방 돌려주겠다고 했다.

B씨가 당장 수중에 5만원 밖에 없다고 하자 이 남자는 그럼 5만원이라도 달라고 해서 B씨가 주자 받아 챙기고는 곧바로 달아났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아파트에 사는 노인 C씨는 지난 6월 25일 오전 9시40분께 보건복지부 과장이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이 사람은 C씨에게 기초연금을 15만~20만원 입금해 줄 테니 은행계좌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C씨는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C씨는 그러나 전화를 끊고 나서 아무래도 사기전화인 것 같아 은행에 바로 연락해 현금을 찾을 수 없도록 조치하고 동주민센터에 신고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사는 노인 D씨는 지난 5월 28일 오후 3시께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방문을 받았다.

이 남자는 기초연금을 월 75만원씩 받게 해주겠다면서 신청·접수비 명목으로 22만5000원을 요구했다.

D씨는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 함께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서 줬고, 이 남자는 돈을 받고 나서 사라졌다.

뒤늦게 사기당한 것을 깨달은 D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처럼 기초연금 관련 사기사건이 발생하자 복지부는 이미 지난 6월말 사기 주의보를 내렸다.

그럼에도 기초연금을 빙자해 노인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려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국민연금공단은 '기초연금 사기 피해 발생, 조심하세요!'란 경고문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사기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기초연금 신청에는 어떠한 비용도 들지 않는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기초연금을 신청해 주겠다고 접근하면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서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만 65세 되는 생일 한 달 전부터 주소지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콜센터(전화 129)나 국민연금공단 콜센터(1355)에서 기초연금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문의할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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