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는 어디까지…'펑' 사라지는 메신저 화두

입력 2014-07-25 11:24   수정 2014-07-25 11:51

[ 김효진 기자 ] 디지털 시대, 전 세계가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쟁으로 뜨겁다. 모바일 메신저 업계에서도 이러한 권리를 수용한 기능이 새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잊혀질 권리'란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 등에 있는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삭제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 권리'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구글은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이용자가 삭제 요청한 게시물 검색을 차단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합세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메신저에서는 일찌감치 '사라지는 메시지' 기능이 주목을 받았다.

2011년 7월 출시된 '스냅챗'은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사진이 몇 초 뒤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첫 선보였다. 스냅챗은 미국에서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왓츠앱'과 함께 대표 메신저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스냅챗을 약 3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인수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스냅챗 대항마로 지난달 '슬링샷'을 내놓았다. 슬링샷 또한 메시지가 일정시간 후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넣었다. 다만 스냅챗은 메시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슬링샷은 답신을 보내야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 브라이니클이 '펑 터지는' 모바일 메신저로 '돈톡'을 첫 선보였다. 돈톡은 메시지가 사라지는 시간을 1초~90초 내로 설정해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스냅챗에서 메시지가 무조건 자동 삭제되는 점과 차별화 된다. 돈톡은 잘못 보낸 메시지를 회수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브라이니클 측은 "돈톡은 모바일이나 온라인에 남아 있는 기록들이 소비자에게 다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개발한 서비스"라며 "모든 대화내용이 단 5일만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메시지가 유출되거나 남는 기록으로 피해를 입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도 가세했다. 라인이 추가한 '타이머챗' 기능은 최소 2초부터 최장 1주일까지 대화 삭제기한을 설정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와 PC가 연동되면서 나눈 대화들을 더 쉽게 퍼나를 수 있게 됐고, 욕설이나 비방글을 올렸다가 처벌받는 경우도 잦아졌다"며 "대화 기록자체를 삭제하고 싶어하는 요구가 분명 커지고 있어 이를 서비스로 반영해 나가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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