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공학 제품 모아 판매…내년까지 점포 50개로 늘려
[ 민지혜 기자 ] “지금까지는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렸다면 앞으로는 생활 속에서 ‘바른 편안함’을 찾을 수 있게 할 겁니다.”
‘듀오백’ 의자로 유명한 디비케이(DBK·옛 듀오백코리아)의 정관영 사장은 “8월 중순 일산 쇼핑몰에 ‘리얼 컴포트’라는 헬스케어 기기 전문매장을 열어 인체공학적 제품이면 뭐든지 다 판매하는 신개념 유통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고를 수 있는 종합매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의자 이어 책상·라텍스로…
디비케이가 유통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의자 제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300억~400억원 매출에서 제자리걸음을 해온 디비케이는 올해 3월 사명을 디비케이로 변경해 인체공학 의료기기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사장은 “아이들이 바른 자세로 앉아 공부할 수 있게 듀오백 의자가 도와줬다면 이젠 모든 연령대가 쓸 수 있는 책상과 허리벨트, 라텍스 매트리스와 온열 매트 등을 직접 체험해보고 고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비케이가 새로 시작하는 리얼 컴포트는 크게 ‘스터디 존’ ‘슬립 존’ ‘릴랙스 존’ ‘헬스 존’으로 나뉜다. 스터디 존에서는 듀오백 의자와 기능성 가방, 휠라의 가방, 북스탠드 등을 팔고 슬립 존에는 디비케이가 만든 ‘95% 이상 천연 라텍스’가 들어간 매트리스, 기능성 베개, 목베개 등이 들어간다. 릴랙스 존에서는 리클라이너 의자, 안마 의자, 관절 및 허리 온열 매트, 찜질팩, 다리 마사지기 등을 판매하고 헬스 존에는 신발 패드와 공기압마사지기, 복부운동기구, 체지방 측정기, 척추 교정기, 목 교정기구 등을 갖춰 놓을 계획이다.
정 사장은 8월 일산 탄현 제니스스퀘어에 1호점을 시작으로 분당, 송파, 송도에 연내 리얼 컴포트 매장을 열 계획이다. 내년까지 백화점을 포함해 전국에 50개 점포를 내고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모든 공정 다 아는 2세 경영자
정 사장은 듀오백코리아를 창업한 정해창 회장의 장남이다. 1999년 호주 그리스피대에서 국제경영학 공부를 마친 뒤 입사해 생산과 납품, 영업, 재무관리, AS 등 전 공정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4년부터 부친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오다가 2012년부터 혼자 경영을 맡고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공장과 회사가 놀이터였다”며 “지금도 의자를 만들라고 하면 바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나를 이롭게 한다는 ‘이타자리(利他自利)’가 우리 회사의 운영 방침”이라며 “‘리얼 컴포트’를 하는 것도 우리 제품과 함께 해당 분야에서 으뜸이다 싶은 제품을 모아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 뒤 1000억원 매출 목표
2세 경영자로서 그는 꿈이 있다고 했다. “진짜 ‘맨땅에 헤딩’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2세 경영자는 잘못하면 ‘사업 말아먹은 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잘하면 ‘아버지가 좋은 걸 물려줘서 그런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나만의 사업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비케이 올 1분기 매출은 1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7% 늘었다”며 “리얼 컴포트를 통해 한국에 없던 유통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고 5년 안에 회사 매출을 1000억원대로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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