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받는 금융시장] 문 열리지도 않았는데…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후끈'

입력 2014-07-28 20:48   수정 2014-07-29 04:12

외환銀, 620만위안 거래
신한銀 "무역대금결제 선점"



[ 박한신 기자 ] “유럽의 유로화처럼 아시아 결제시장의 구심점은 위안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선도하는 은행의 이미지와 미래 고객들은 지금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담당자의 말이다. 이처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장외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향후 열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원화와 위안화를 직거래하는 모습이다.

외환은행은 28일 중국은행 서울지점에서 620만위안의 현금을 조달하면서 달러가 아닌 10억원의 원화를 지급하는 직거래를 국내 처음으로 실시했다. 중국 여행객 등 개인들의 위안화 현금 수요를 위해 현금을 조달한 것이다. 이럴 경우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은 원화를 미국 달러화로 바꾼 뒤 달러화로 위안화를 조달했지만 외환은행은 이번에 ‘중간단계’인 달러 교환 과정을 생략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달러를 통해 결제할 때보다 0.35%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었다”며 “2300억달러에 달하는 한·중 무역 규모를 감안하면 직거래 시 향후 개인 및 기업 수수료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거래 시대 개막을 앞두고 은행 간 ‘최초’ 거래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신한은행이 중국 공상은행 서울지점에서 3100만위안을 받고 51억3500만원을 내주는 은행 간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찰이 직접 오고 가는 거래로는 국내 최초인 데다 신한은행과 달리 재정환율(달러화 환율과 비교해 측정한 환율)이 아닌 두 은행 내부에서 측정한 원·위안화 환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측은 “외환은행은 개인 고객용 현찰을 사온 거래지만 신한은행은 주류 시장인 은행 간 무역대금결제를 한 것”이라며 비교우위를 주장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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