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내달 16일 광화문 시복미사…백건우 '성 프란치스코' 특별 연주

입력 2014-07-29 21:02   수정 2014-07-30 05:07

프란츠 리스트 작곡, 8분 분량


[ 서화동 기자 ]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사진)가 다음달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헌정곡을 연주한다.

29일 한국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백씨는 이날 오전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 첫머리에 프란츠 리스트(1811~1886)의 ‘두 개의 전설’ 중 첫 번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연주한다. 백씨의 연주가 끝나면 신자들의 묵주기도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등장하면서 미사가 시작된다.

백씨가 연주할 곡은 8분 분량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유명한 일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어느 날 산책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이 나무에 앉아 있는 새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강복(降福)했다. “얘들아, 너희들은 특별히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하늘을 나는 자유와 풍족한 음식, 몇 겹의 옷까지 받지 않았으냐. 너희들은 그분의 거룩하심과 영광을 세계에 전파하여라.” 그러자 새들은 마치 인사라도 하는 듯 고개를 숙인 뒤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는 이야기다.

리스트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에 감동받아 1863년 이 곡을 작곡했으며, 나이 들어 성직자가 된 뒤 교회음악을 만드는 데 헌신했다.

부인 윤정희 씨와 함께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백씨의 시복식 헌정 연주는 염수정 추기경의 권유로 이뤄졌다.

교황의 방한 계획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월 백씨를 만난 염 추기경이 “만일 교황의 방한이 성사되면 교황을 위해 연주해 달라”고 요청하자 백씨가 그러겠다고 한 것. 이후 교황이 방한하게 되자 4월 파리에 머물던 백씨가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헌정 연주의 뜻을 전했고, 프란치스코 성인을 기리는 이 곡을 바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백씨는 시복미사 연주를 위해 공연 일정을 조정했다. 출연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연주에 필요한 모든 경비도 스스로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지난 24일 제주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교황방한준비위는 3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 방한 축하 음악회 ‘코이노니아-우리 모두 선물이 된다’를 연다. 배우 안성기 씨의 인사를 시작으로 시인 김용택, 가수 바다·윤건·SG워너비의 김진호·바비킴·빅마마의 이지영·정인, 발레리나 김주원, 방송인 이동우·최유라·홍진경, 배우 김호정 등이 참여해 노래와 춤, 시와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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