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에 채무조정 촉구
[ 김순신 기자 ]
아르헨티나의 국가채무 조정을 위한 ‘막판 협상’이 결렬 위기에 빠지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헤지펀드 채권단 사이의 채무조정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12시간에 걸친 협상을 마친 뒤 “30일에도 협상은 계속된다”며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법원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정부가 2001년 디폴트 이후 70% 채무 탕감에 동의하지 않은 NML 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에 원금 및 이자 전액인 15억달러(약 1조5382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채무조정 시한인 30일 밤 12시(한국시간 31일 오후 1시)까지 헤지펀드와 합의하지 못하면 13년 만에 다시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이르자 아르헨티나 은행연합회 소속의 일부 민간은행은 헤지펀드채권단에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직접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베네수엘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들은 이날 헤지펀드가 채무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우마 호제프 브라질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문제는 국제 금융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안정을 위협하는 투기 세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기자본 문제는 세계 금융 시스템과 연관된 문제라서 주요 20개국(G20)에서도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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