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경제야말로 이념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어떤 원칙과 철학으로 시장에 접근하느냐 하는 질문만큼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착점도 없다. 이는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팀이 무엇보다 염두에 둬야 할 대목이다. 유권자들이 ‘그래도 보수’라며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걸맞은 정치와 정책에 대한 필사적 요청이라고 봐야 한다.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혁파하며 경제할 자유를 확장하는 개방경제의 보수주의 철학이라야만 그것이 가능하다.
지금 2기 경제팀은 그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기업 유보금 과세가 그렇고, 임금인상 정책이 그렇고, 장기적 경쟁력 아닌 단기적 경기부양에 집착하는 모양새도 불안하다. 대부분이 아베노믹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과거의 법인세 인하를 근거로 지금의 유보금에 과세하겠다는 것은 중대한 경영권 침해이자 반기업 정서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발상일 뿐이다. 또 효과도 없다. 더구나 소득불균형적이다.
20년 불황의 뒤끝에서 극단의 돌파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이 아니라 법인세 인하, 규제완화, 고소득층 무상교육 폐지, 재정지출 삭감을 통해 강건하게 부활하고 있는 영국의 정통파 경제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지금 한국의 올바른 진로다. 연금개혁과 고용유연성 확대, 법인세 인하, 복지지출 감소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이들 국가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승리로 시장경제 원칙에 걸맞은 튼실한 경제정책을 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것을 위한 정치적 여건을 국민이 만들어 준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만약 심층의 여론을 버리고 또다시 포말적 포퓰리즘으로 대응한다면 이는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요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며 국가의 장래를 한낱 도박에 거는 허망한 기대에 불과하다. 지금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20년, 30년 후의 대한민국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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